올해 자본잠식 VC 8곳 중 5곳 '시정명령 불이행' 네오인사이트·알파원인베·와디즈파트너스 시정 완료…중기부, 소명기회 부여
이영아 기자공개 2023-12-26 08:02:19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시장 위축으로 펀드레이징이 어려워지자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벤처캐피탈(VC)이 늘어나고 있다. 창업투자회사 기준으로 올해 '자본잠식' 사유로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곳이 8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5곳이 명령 불이행 상태다. 유동성 축소 국면에서 펀드 결성과 운용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2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본잠식 사유로 중기부 시정명령을 받은 VC는 △네오인사이트벤처스 △아시아창업투자 △알파원인베스트먼트 △티움투자파트너스 △지티오인베스트먼트 △엔벤처스 △와디즈파트너스 △코나인베스트먼트 등 8곳이다. 유동성이 풍부해 VC가 앞다퉈 문을 열었던 2020년(2개)과 비교하면 4배 가량 늘어났다.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 제41조 2항에 따라 창업투자회사는 경영 건전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벤처투자법 시행령에서는 '자본잠식률 50% 미만'을 경영 건전성 기준으로 설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운용사에 △자본금 증액 △이익 배당 제한 등 경영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부과할 수 있다.
이중 시정조치를 이행한 곳은 네오인사이트벤처스와 알파원인베스트먼트, 와디즈파트너스 세 곳뿐이다.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된 네오인사이트벤처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억원을 수혈받으며 위기를 넘겼다. 앤비비네트웍스와 앤비비, 리벨리온 등을 대상으로 20만주를 발행했다. 액면가는 5000원이다.
네오인사이트벤처스는 지난해 1월 출범한 신생 VC다. 해상 운송업체 앤비비네트웍스가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설립했다. 골드만삭스 출신 심승규 대표가 이끌고 있다. 설립 이후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는 와중에 7억원의 영업비용이 발생하면서 자본금을 까먹었다. 올해 7월 시정조치를 완료한 만큼 다시 펀드레이징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알파원인베스트먼트는 결손부분을 주주손실로 처리하는 무상감자를 택했다. 주요주주인 옵트론텍, 엔시트론, 미래앤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10만주를 감자했다. 알파원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설립 이후 뚜렷한 실적을 올리지 못해 적자가 누적됐다. 비용 지출이 늘어났고, 결손금이 16억원 규모로 쌓이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알파원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여러 굴곡이 있었다. 설립 당시 미래앤홀딩스를 비롯한 개인들이 주주로 합류했고, 이세형 전 큐엠벤처투자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쌓지 못해 1년 만에 김형석 대표로 수장을 교체하며 재도약을 노렸다. 김 대표는 엠벤처투자와 지앤텍벤처투자에 몸담은 인물이다. 알파원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돼 173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한 만큼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와디즈파트너스는 이달 모회사 와디즈로부터 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와디즈파트너스 관계자는 "내년 신규펀드 결성총회를 앞두고 있고, 중기부의 민간투자 연계 매칭융자 사업(LIPS) 최우수 운영기관으로서 금년부터 운영보수 수취도 예정하고 있어 앞으론 자본금 이슈 없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5곳의 VC는 여전히 명령 불이행 상태다. 자본잠식률을 50% 미만으로 끌어내리지 못할 경우 2차 시정명령을 받는다. 이후에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라이선스를 반납해야 한다.
다만 중기부 측은 당장 창투사 라이선스 박탈을 논하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펀딩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창투사에 소명 기회를 주기 떄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2020년 8월 이후 시정명령을 부여한 창투사엔 모두 재심의 신청 기회가 있다"면서 "현재 재심의가 진행되는 중으로 결과에 따라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중기부는 이달 내 재심의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VC 대부분이 설립된지 5년 미만이라는 점에서 시정조치 완료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시정명령 이후 조치에 나선 2곳의 VC는 모두 자금여력을 갖춘 기업들이 주요주주로 존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 유동성 축소 국면에 진입한 만큼 기관투자자(LP)들도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트랙레코드가 확실한 VC를 찾는 추세"라며 "펀드레이징에 어려움을 겪는 신생 VC들은 성과보수는 커녕 관리보수를 만들어내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에 자본금만 깎아 먹는 사례가 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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