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23 제약바이오 마켓리뷰]혹한기에 이룬 '기술수출' 성과, '양과 질' 두토끼 잡다[기술수출]총 21건, 총액 8.4조…절반은 '종근당·오름테라퓨틱스·레고켐' 차지

한태희 기자공개 2023-12-29 08:12:27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제약바이오 시장은 펀딩 '혹한기'였지만 기술수출 성과는 꽃을 피웠다. 전년대비 거래규모가 30%가량 늘어난 건 물론 선급금 비중이 높은 질적 성장도 이뤘다. 특히 막판 두 달 새 종근당, 오름테라퓨틱, 레고켐바이오의 빅딜이 연이어 터지면서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이들 세건의 빅딜은 최소 보장 금액인 '선급금' 총액이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의 선급금 합산금액은 올해 전체 선급금 총액의 80%에 달한다.

◇건수·총액 전년 대비 성장, 선급금 총액 4453억원 '역대 최대'

2023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수출(L/O) 거래건수는 총 21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14건과 비교해 7건 늘었다. 계약금 비공개 건을 제외한 거래총액은 약 8조4044억원이다. 전년도 6조2369억원 대비 34.8% 늘었다.


총 기술수출 거래규모가 10조원대였던 2020년과 2021년에 비하면 총액 규모는 작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로 주춤했던 분위기를 1년 만에 반전시킨 점에선 의미가 있다. 국내 제약사 기술수출 총액은 2020년 10조1000억원, 2021년 13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6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를 감안하면 코로나19 팬데믹 호황기까지는 아니어도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기술수출 호재가 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년대비 거래규모만 늘어난 게 아니라 계약의 질적 성장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는 반환 의무가 없는 최소 보장 금액인 '선급금' 규모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기술수출한 대다수의 기업들이 사실 선급금을 공개하지 않는다. 마일스톤이나 로얄티 중심의 계약을 체결하는 '매수자' 중심의 거래이기 때문이다. 선급금이 높다는 건 매도자 중심으로 계약이 체결됐다는 의미다.

세부 계약금을 공개한 9건의 기술수출건을 보면 선급금 총액이 44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세부 내역을 공개한 9건의 선급금은 192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배가량 확대됐다. 역대 공개된 선급금 총액 가운데 연간기준으로 가장 많다.

◇주요 제약사의 분전, 종근당 CKD-501 기술이전 눈길

신약 연구개발(R&D)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이던 제약사들의 기술수출 성과도 주목할 지점이다.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 중 대웅제약·녹십자(지씨셀)·HK이노엔·종근당 등 4곳이 7건의 해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4건으로 가장 많은 성과를 이끌었다. 거래총액은 1조3000억원이다. 올초 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을 중화권에,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중남미에 팔았다. 4월에는 경구용 자가면역 치료제 'DWP213388'의 글로벌 권리를 미국 비탈리바이오에 이전했다. 최근엔 글로벌 제약사 자이더스와 항암제 'DWJ108U' 데포 주사제의 미국 내 임상 개발 및 상업화 권리에 관한 공동개발, 기술수출, 상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 자회사 지씨셀은 관계사인 아티바와 'AB-205'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CD5를 타깃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장착한 동종 제대혈 유래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의 개발 및 판매 권리를 브라질 제약사 유로파마에 이전했다.

종근당은 저분자 화합물질 HDAC6 억제제 CKD-501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금액 1조7302억원 중 선급금은 1061억원이다. 희귀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을 타깃으로 하는 CKD-501은 전임상 연구 중 심혈관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레고켐바이오·오름테라퓨틱스' 1000억대 업프론트 빅딜

무엇보다 가장 화두가 된 건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이전 계약이다. 2023년을 단 6일 앞두고 ADC 후보물질 'LCB84'를 빅파마 얀센에 기술이전하는 빅딜을 발표했다. 계약총액 2조2458억원 중 선급금은 1304억원이다. 반환된 기술을 제외하면 총액과 선급금 모두 국내 기술수출 사례 중 손 꼽히는 규모다.

비상장 바이오텍의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도 눈에 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3월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전달체 기술(BDDSTM)을 글로벌 제약사에 1조1050억원에 이전했다. 뇌혈관장벽(BBB)뿐만 아니라 뇌세포에 발현된 아미노산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정맥 주사를 통해 핵산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만 거래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의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오름테라퓨틱스는 BMS에 TPD 개발 플랫폼 ORM-6151을 기술이전했다. 총액은 2336억원이지만 선급금이 1300억원으로 56%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멧세라와 최대 5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전임상 단계의 GLP-1 물질인 DD02s와 DD03이 대상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 큰 규모 기술 수출이 이어진 건 국내 제약사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업계 상생 측면에서도 긍정적 결과”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