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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소재 2024 전망대]불투명한 미래...상존하는 위기와 기회①미국 대선·고금리 불확실한 대외환경…이차전지 증가세 유효, 내실 다지기 집중

김동현 기자공개 2024-01-11 07:38:20

[편집자주]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이차전지·소재 업계에 2023년은 숨고르기를 하는 한해였다. 지속적인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조절을 선언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했다. 2024년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고금리 상황,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 업체들의 2024년 전략과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2월 10개 주요 업종별 2024년 산업 기상도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서 이차전지 산업은 철강·석유화학과 함께 '흐림(어려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24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의뿐 아니라 각종 경제연구 단체들에서 전망하는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 전망은 대체로 일치했다. 중국산 저가 공세와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 속에 국내 이차전지·소재 산업의 성장세가 예전만 하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차전지·소재 업계는 대외 불확실성을 뚫고 올 한해 내실을 다지는 시기로 보낼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시장 전망이 어둡다 할지라도 아직 긴 호흡을 갖고 초기 단계인 이차전지 시장을 키워갈 수 있게 기술 고도화와 제품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다시 찾아온 IRA 불확실성

최근 2년 사이 이차전지 업계의 투자는 북미에 집중됐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던 중국을 대체할 지역으로 북미 지역이 떠오른 데다 바이든정부 들어 추진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이 다가오며 현지 생산거점 구축에 속도를 냈다.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된 이차전지 셀은 킬로와트시(㎾h)당 5달러, 모듈은 ㎾h당 10달러의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SK온은 2023년 2분기부터 반영하기 시작했으며 4분기는 아직 발표 전. 삼성SDI는 북미 생산공장 구축 단계.(출처=각사)

이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북미 현지 생산시설 확충에 돌입했고 그동안 신규 생산공장 구축에 소극적이라 평가받던 삼성SDI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GM 등과 합작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이차전지에 소재를 공급하는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 역시 시장 확대에 따른 투자를 결정하고 현지 공장을 설립 중이다.

IRA 시행의 효과는 실적에서 곧바로 나타났다. 2022년 8월 IRA 발효 이후 이차전지 업체들은 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에 반영하기 시작했는데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한해 영업이익의 31%에 해당하는 6768억원의 수익성 개선효과를 봤다. 설립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SK온도 지난해 3분기까지 3769억원의 혜택을 받으며 손실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다만 IRA가 처음부터 무조건적인 호재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IRA가 중국을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목적이 컸던 만큼 중국산 광물·원료를 사용하는 국내 업계는 비(非)중국 밸류체인을 확보하느라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이 가운데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은 또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공화당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 정부의 IRA 정책이 폐기될 가능성을 제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와 전기차 수요 둔화 등과 함께 올해 이차전지 산업을 위협하는 대외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여기에 저가 리튬·인산·철(LFP)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이 중국을 넘어 미국·유럽에 퍼지는 것 역시 국내 업체가 넘어야 할 산이다.



◇성장성은 여전, 질적 성장으로 선회

지난해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에도 전세계 전기차용 이차전지 사용량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총 이차전지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624.4GWh로 집계됐다.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점유율은 23.1%로 같은 기간 1.3%포인트(p) 하락하긴 했으나 사용량 자체는 33.9% 올라갔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동화 전환 흐름이 유효하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올해도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지만 국내 업체들은 질적 성장에 중점을 두고 전략을 수립한다. 이차전지 3사의 누적 수주 잔고만 1000조원이 넘는 만큼 이제는 기존에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 맞춤형 제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먼저 중국이 점유율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LFP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NCM) 중심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주력 제품으로 밀었다.

그러나 저렴한 이차전지를 원하는 고객사의 등장으로 이에 맞는 제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부터 미드니켈, 코발트프리 등 중저가형 이차전지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앞으로 이차전지 시장의 전환점이 될 전고체 배터리, 실리콘음극재 등도 지속해서 연구·개발한다.

실제 올해 새롭게 회사의 지휘봉을 잡은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은 취임 일성으로 품질·원가 경쟁력을 강조하며 내실 있는 경영을 펼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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