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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센터 유치' 한화문화재단, 50억 추가 수혈 작년부터 660억 수증, 한화·솔루션·에어로 등 9개 계열사 참여…오너일가도 10억 출연

고진영 기자공개 2024-01-22 14:05:2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익사업 규모를 확대 중인 한화문화재단이 자본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문화재단은 퐁피두센터 한국 분관 설립을 계기로 미술사업 지원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그간 자산규모에 큰 변화가 없다가 작년부터 계열사들로부터 수백억원대 출연을 받고 있다.

한화문화재단이 한화솔루션을 위시한 한화그룹의 5개 계열사들로부터 50억원을 수증받기로 했다. 이달 이사회 의결을 마쳤으며 내년 12월까지 분할 출연한다. 수증 금액은 한화비전과 한화시스템이 각각 7억6000만원,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가 각각 11억6000만원 등이다.

앞서도 재단 측은 지난해 한화그룹 계열사들로부터 2025년 말까지 총 600억원의 수혈을 약속 받았다. 또 김승연 회장과 장남 김동관 부회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역시 주식(9억1800만원)과 부동산으로 9억6000만원을 보탰다. 올해 기부금을 합치면 총 660억원에 상당한다.


지난해 말 한화문화재단의 자산 총액은 약 60억2500만원, 이중 미술품 자산은 45억2500만원이다. 설립된 이후 크게 자산이 늘거나 줄지 않다가 계열사들이 작년부터 대거 기부금을 내놓는 이유는 프랑스 퐁피두센터를 한국에 들여오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퐁피두센터 측과 2018년 즈음부터 약 4~5년간 논의를 진행한 끝에 한국 분관인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Centre Pompidou Hanwha Seoul)'을 개관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도중에 코로나19 등이 겹쳐 일정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분관은 63빌딩 리모델링을 거쳐 2025년 10월 오픈하며, 퐁피두센터 소장품 중 대표 작품을 포함한 기획전시를 매년 2회 개최할 예정이다.

계열사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자금은 주로 분관 공사비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로열티와 작품 대여료, 컨설팅 지원비 등에도 비용이 소요된다. 퐁피두센터는 과거 전시를 수출하거나 소장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해외 분관과 4~5년 단위 계약을 맺고 매년 브랜드 로열티 등을 받고 있다. 서울 분관의 경우 매년 약 200만유로(29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문화재단은 2007년 한화그룹 창업자인 고(故) 김종희 초대 회장의 배우자 강태영 씨가 소장 미술품을 출연한 것을 계기로 설립됐다. 당시 강태영 씨와 김승연 회장이 각각 55억5000만원, 5억원을 출연했다. 만들어질 때는 문예진흥 등 공익을 목적으로 내세웠지만 이후 대중에 공개되는 전시회가 드물었고 이렇다할 다른 외부 활동도 없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퐁피두센터를 유치하는 등 최근에는 재단사업의 역할과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2년 8월 타계한 김승연 회장의 배우자 고 서영민 씨의 바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화문화재단은 서 씨의 이름을 따 ‘영민 해외 레지던시 지원’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망한 신진 예술가의 발굴, 창작활동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예술계 관계자는 한화문화재단의 이번 수증을 두고 "퐁피두센터 분관 관련 비용뿐 아니라 기존 레지던시 사업이나 미술관련 지원 사업 비용도 늘어나면서 수증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퐁피두센터는 1977년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열었다. 근현대미술관뿐 아니라 공연장과 공공도서관, 극장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유명하다. 미술관의 경우 특히 현대 미술에서 주요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디자인, 건축, 사진, 뉴 미디어 등의 분야에 7만여 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 중이며 작품은 정기적으로 교체 전시 중이다.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퐁피두센터 해외 분관은 2015년 스페인 말라가에 처음 설치, 2019년엔 중국 상하이에도 개관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도 2027년 개관을 목표로 분관 설립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세계로 넓혀가고 있다.

한국 분관의 경우 국내 지방자치단체 등이 10여년 전부터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2022년 1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로랑 르봉 퐁피두 센터 관장을 만나 부산 분관 설치를 논의했고 같은 해 11월엔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르봉 관장을 만나 분관을 추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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