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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티웨이항공 vs 에어프레미아]'대체이자 대세'로 뜬 두 항공사, 파란만장했던 출발[태동]①자금난 고전했던 티웨이, 펜데믹에 막혔던 에어프레미아…지방·국제 전략으로 회생

허인혜 기자공개 2024-01-19 07:31:5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6: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성사되면 국내 항공업계는 1강 대형 항공사(FSC)와 9곳의 저비용 항공사(LCC) 체제가 구축된다. 대한항공은 합병을 위해 알토란인 유럽과 미주 일부 노선을 국내 항공사에 이관하기로 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곳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최초의 LCC고 에어프레미아는 갓 국제선 취항 1년을 지났다. 업력의 차이만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아직 체급도 다른 항공사다. 그럼에도 합병 항공사의 대체 항공사로, 다른 후보가 언급되지도 않을 만큼 유력하게 떠오른 이유는 두 항공사만 중장거리 노선에 비행기를 띄울 수 있어서다.

티웨이항공은 '최초'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긴 시간 차근히 항속거리를 늘려왔다. 에어프레미아는 태생부터 장거리 항로를 노렸다. 항공업계 최대 이슈인 FSC 합병과 함께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두 항공사를 비교해 본다.

◇국내 첫 LCC, '하루살이'에도 지방 해법 찾은 티웨이항공

2005년 10월 티웨이항공의 전신인 한성항공의 비행기는 며칠 여객을 중단했다. 이틀 전 항공기의 타이어 2개에 구멍이 났는데 예비 부품이 없어 갈아끼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 한성항공은 연료비를 매일 결제해 주유해야할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루만 자금이 돌지 않아도 연료가 없어 비행기를 띄우지 못했다는 의미다.
티웨이항공의 전신인 한성항공의 항공기.

한성항공은 2003년 출범했다. 다음 타자인 제주항공이 2005년 설립돼 한성항공이 국내 최초의 LCC다. 비슷한 시기 출범한 다른 LCC들은 든든한 계열사나 모기업이 있었다면 한성항공은 그렇지 못했고 2010년 티웨이항공으로 이름을 바꿔 재출범하기 전까지는 날개를 수차례 접어야 했다. 2010년 토마토저축은행이 신보종합투자를 통해 한성항공의 사실상 새 주인이 됐고 사명도 티웨이항공으로 변경했다. 이후 예림당으로 손바뀜됐다.

주인이 바뀌면서 티웨이항공의 기사회생이 기대됐지만 흑자전환은 조금 더 걸렸다. 티웨이항공은 지역기반 항공사로 출범한 경험을 되살려 대구공항을 허브로 삼는다. 당시 대구공항은 한 주 동안 제주행이나 인천행 비행기가 140편, 국제공항이지만 국제선이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고작 14편일 만큼 스케줄이 단촐했다. 중국행은 동북아 허브공항인 상하이와 베이징 항로였지만 대구공항의 입지 등을 이유로 항공사들에게 별 인기가 없었다.

티웨이항공은 2014년부터 대구공항을 서울 다음의 거점으로 삼았다. 취항 3년 만에 전체 매출의 25%가 대구공항에서 나올 만큼 공격적으로 증편했다.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등에서도 항공기를 띄웠다. 특히 무안~제주 항로는 출발과 도착 각 1편씩을 매일 운행했는데 출발이 오전 6시50분, 돌아오는 편이 오후 7시~8시30분이어서 인기가 매우 좋았다는 전언이다. 첫 편의 탑승률이 100%였고 이후에도 80% 이상을 유지했었다.

소외된 지방공항을 거점삼아 차근히 체력을 키운다는 티웨이항공의 전략은 통했다. 국제선도 2011년부터 취항했지만 초기에는 국내선 비중이 월등했다. 2017년 흑자로 전환하며 기사회생했다. 2017년 영업이익은 470억원이다. 2023년 기준 영업이익은 1532억원으로 5년 만에 3배가 넘는 성장을 이뤘다.
티웨이항공이 2014년 도입한 189석 규모의 7호기 B737-800NG. 대구~제주노선을 오갔다. 사진=티웨이항공

◇펜데믹도 못 막은 'LA교민의 꿈'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됐지만 첫 취항은 2022년에나 이뤄졌다. 출범부터 첫 취항까지 고비가 적잖았다. 2018년 신규 면허를 신청하던 시기 운영 중인 LCC는 여섯 곳, 함께 7번째 LCC에 도전한 항공사는 네 곳이었다. 경쟁이 치열했지만 에어프레미아는 다른 전략을 세워 자신감이 컸다. 2019년 세 곳의 항공사가 신규면허를 받았는데 에어프레미아도 포함됐다.

가장 큰 고비는 펜데믹이었다. 2020년 하반기 취항을 꿈꿨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때가 2019년 11월이니 운이 몹시 나빴다. 당시 국내외를 막론하고 항공업계가 띄우던 항공편도 대거 축소하던 시기였으니 신생 항공사로 신규 취항하기는 더 어려웠다. 2019년 3월 국제항공운송사업면허(ACL)를 받고 2021년 7월 운항증명서(AOC)가 발급됐다.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한 에어프레미아의 2018년 광고 이미지. 사진=에어프레미아

오랜 기다림 끝에 2021년 8월 첫 취항했다. 김포~제주 노선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당초 계획과는 달랐다. 펜데믹 여파로 국내선으로 우선 취항해 항로를 넓히는 전략으로 수정됐다. 에어프레미아는 처음부터 국제선 취항을 노리고 설립됐다. 에어프레미아의 태동이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출범 당시 투자금의 일부를 LA한인회에서 마련했을 만큼 LA와 연이 깊다. 하기환 전 LA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을 포함한 한인 사업가 7명이 투자자로 나섰다. 에어프레미아가 1992년 아시아나항공 이후 처음으로 LA 노선에 취항한 2022년 전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LA행 비행기를 띄웠다. 에어프레미아는 제주 항로 취항 이후에도 국제선 취항에 매달렸다. 국제선 취항을 목전에 두자 김포~제주 노선에서 철수할 만큼 국제선에 대한 의지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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