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달 임박했나…RM들 물밑작업 박차 연초효과 특수 공략, A급 고금리 매력 부각…펀더멘탈 개선세 긍정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4-02-05 14:12:5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주요 증권사 RM(Relationship Managemet)들은 연초효과 특수를 노리고 조달을 타진 중인 대한항공(A-)을 주시하고 있다. 저마다 주관계약을 따내기 위해 접촉하며 물밑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대한항공은 빅이슈어다. 올해는 특히 작년에 비해 발행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놓칠 수 없는 딜로 여기고 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발행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작년부터 이익률 개선과 신용등급 상승 등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늘었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A급 이하의 고금리 채권을 선호하는 리테일 수요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인기이슈어' 대한항공 대규모 조달? RM들 '기웃'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초효과를 노리고 공모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발행시기는 연초효과 특수를 누릴 수 있는 2~3월 중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 RM들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주관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놓칠 수 없는 이슈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정기 이슈어'다. 2020년과 2023년을 제외하곤 연 3회 공모채를 찍었다. 그때마다 주관사단을 적게는 5곳, 많게는 7곳까지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4개 하우스는 가장 많이 참여한 하우스다.
그외 하우스들은 번갈아가며 선정하는 기조다. 최근 3년간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 삼성증권 등 다양한 하우스들과 호흡을 맞춘 전력이 있다. 다수의 증권사 하우스들이 주관계약 체결을 앞두고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이 올해 공모채 발행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2021년, 2022년 연간 발행량은 9000억원대로 1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작년엔 평년대비 절반 수준인 5000억원 찍는데 그쳤다. 횟수도 2회로 제한했다. 금리인상과 더불어 미국 국채금리 인상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차입계획을 다소 보수적으로 설정했던 것이다.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공모채 시장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연내 회사채 만기 도래분은 8330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주요 근거다.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결됐다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예년보다 활기를 띌 채권시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1월 회사채 만기 도래분은 1280억원 수준이지만, 연초효과 특수를 누리기 위해 1분기 내에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A-' 고금리 채권 인기, 리테일 수급도 기대
대한항공은 채권시장에선 '인기' 투자처로 여겨진다. 빅이슈어로서 쌓아온 높은 인지도 덕에 미매각 경험도 적다. 하이일드급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지도를 기반으로 완판기록을 이어온 이슈어다. 최근처럼 금리 레벨이 낮아진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A급 고금리 채권 매력이 리테일 투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0월부턴 신용등급 상승으로 기관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도 늘었다. 신용등급은 기존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대한항공 신용등급이 A로 올라선 건 8년여 만의 일이다.
펀더멘탈도 상당부분 나아졌다. 작년부터 국제여객운송사업이 회복국면에 접어 들면서 이익률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공개한 4분기 영업이익률은 10.9%다. 델타항공(9.5%), 유나이티드항공(7.8%) 등의 다른 글로벌 항공사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매출 14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때부터 3년 가까이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별도기준 연 매출 14조5751억원, 영업이익 1조586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여객은 동남아 및 일본 등 동계 성수기 관광 수요 회복으로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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