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채 태핑 하이트진로홀딩스, 금리 주판알 튕겼다 크레딧 호재에도 공모채 메리트 낮아…2022년부터 차입 부담·실적 불확실성 압박
권순철 기자공개 2024-02-14 07:41:3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높은 공모채 조달 비용에 사모채 태핑에 나섰다. 공모채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금리 등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사모채 발행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오랜 기간 거의 매년 공모채를 찍었던 하이트진로홀딩스는 2022년부터 주로 사모채와 기업어음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지난해 신용등급이 'A0'로 상향 조정됐지만 사모채 대비 높은 조달 비용에 공모채 발행이 선택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지난해 주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핵심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불확실성을 띄며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차입 부담이 도드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모채보다 사모채…2022년 이후 사모채·CP 위주 조달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최근 2년 만기로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표면 이자율은 4.667%로 IBK투자증권이 발행 업무를 도맡았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만기 도래 금액의 차환을 위해 사모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이트진로홀딩스는 공모채 시장의 정기 이슈어로 잘 알려져 있었다. 2021년을 제외하고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공모채 시장에 등장했다. 가장 최근에 공모채를 발행했던 2022년 1월에도 3년 단일물로 500억원 규모를 모집했는데 수요예측에서 254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다만 2022년 이후부터는 사모채와 기업어음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이 주로 관측되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사모채와 기업어음 발행금액은 각각 200억, 6조 8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공모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없었다.
2022년 5월 신평사 3사로부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올해 상반기 내에는 공모채 발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신용등급은 'A0, 안정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9월 만기 도래 금액이 있는데 해당 시기에 맞추어서 공모채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홀딩스가 공모채 발행을 주저하는 배경에는 금리 이슈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공모채 민평 금리는 A0급 민평 금리뿐만 아니라 사모채 금리보다 높다. 동시에 핵심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불확실성을 띄면서 보유 현금 대비 차입 부담 이슈가 부각되었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년 만기 공모채 민평 금리는 2일 기준으로 4.718%이다. 해당일 기준 동일 등급의 공모채 민평 금리(4.618%)보다 약 10bp 높다. 회사 측은 사모채가 금리 측면에서 보다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하여 사모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공모채 시장에 등장하지 않은 2022년부터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차입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당해 5월 정기평가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함과 동시에 여전히 현금창출 대비 과중한 차입부담은 우려 지점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2023년 3분기 기준 하이트진로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67만원에 불과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5000억원에 달했다.
그동안 차입 부담이 중대한 이슈는 아니었지만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불확실성을 띄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신평에 따르면 주력 자회사인 하이트진로의 영업실적 변동이 하이트진로홀딩스의 현금흐름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매출의 대부분을 자회사의 배당금 수익에 의존하는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341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했는데 이중 340억원이 하이트진로로부터 유입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 2조 5071억원과 함께 138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전년 대비 매출은 0.9% 늘어난 데 반해 영업이익이 약 31.9% 쪼그라들었다. 회사 측은 '주정 등 원재료 가격 인상 및 신제품 출시에 따른 초기 판매관리비 등 증가'를 실적 배경으로 제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루키' 린벤처스 첫 블라인드펀드, 마수걸이 투자처는
- [VC 경영분석]스톤브릿지벤처, 3분기 누적 1500억 실탄 쐈다
- 성장금융 방산혁신펀드, 대중소 하우스 ‘격돌’
- [VC 투자기업], 지난해 영업익 전액 직원 '인센' 쐈다
- [아이지넷, Road to IPO]'GA? 플랫폼?' 정체성 혼란 우려…극복 전략은
- [달바글로벌은 지금]RCPS에 급감한 순이익…'1조 밸류' 정당화할 방법은
- [조각투자 톺아보기]뱅카우, 내년 400억 매출 목표…B2B·B2C 모두 잡는다
- '싸움의 고수' 김앤장
- [thebell desk]한미의 오너, 한미의 대주주
- 한국투자증권, 영업익 1위 '순항'...투자·차입 규모 조절
권순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 IB]SK브로드밴드·한국증권, 장기물 흥행 '의기투합'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2024 이사회 평가]'지배구조 투명화' 케이카, 재무건전성 '옥의 티'
- [2024 이사회 평가]HPSP 이사회 활동성 '미약'…'빛바랜' 압도적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참여도 두각' KG스틸, 이사회 구성 다양화 '숙제'
- [IB 풍향계]HUG 신종자본증권 '사활' NH증권, 막판까지 '금리 고심'
- [IPO 모니터]'구주매출 50%' MNC솔루션, 투심 보완책 '공격적 할인율'
- [thebell note]거래소 '심사 트라우마'의 진실
- '건전성 사수' 전북은행, 8년만에 꺼낸 자본성증권
- [Market Watch]IPO 빅딜, 하나둘씩 반납하는 '조단위' 명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