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상헬스케어가 8년 만에 재상장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달 말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2만원의 공모가를 확정했다. 경쟁률은 1000대 1에 육박했다.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상장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공모 주식의 75%를 기관투자자에 배정했고 장외시장(K-OTC)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다. 실제 K-OTC에서 지난해 말 2만원대 중반에 거래되던 오상헬스케어 주식은 최근 4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주 상장을 완료한다. 8년 만에 상장사 타이틀을 다시 거머쥐게 된다.
상장을 앞둔 지금 눈길이 가는 곳은 소액주주다. 현재 추산된 오상헬스케어 소액주주는 4000명 안팎이다. 이중 2000명가량은 상장폐지된 2016년 5월 이전에도 주주였다.
상폐 직전 오상헬스케어의 종가는 3500원이었다. 오상헬스케어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이들 소액주주들은 8년 만에 10배가량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종이증서가 잭팟이 된다. 이들 주주들은 시셈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을 듯하다.
다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소액주주들의 8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오상헬스케어의 전신인 인포피아는 과거부터 촉망받는 강소기업이었다. 2011년 정부의 ‘월드클래스 200’에 선정되기도 했다.
문제는 창업자와 경영진이었다. 창업자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고 창업자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 측 지분이 시장 매물로 출회 돼 소액주주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는 등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오상그룹이 지분을 사들이며 새 주인으로 등장했다. 이동현 오상그룹 회장이 소액주주를 만나 오상헬스케어를 성장시켜 재상장시키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때다. 이동현 회장은 소액주주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향후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동현 회장에 이어 사업 총괄을 맡은 홍승억 대표 역시 소액주주들과의 사이는 각별했다. 홍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만난 자리에서 소액주주들의 무리한 요구가 힘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우리 소액주주들은 타 주주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는 기업이 어려울때부터 서로 꾸준히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핵심 구성원이라는 설명이었다. 대부분의 CEO가 소액주주들과의 관계에 부담을 느낀 것과 다른 반응이었다.
이 같은 소액주주와의 소통과 믿음은 2019년 영업적자 전환, 2021년 상장 실패 속에서도 지속됐다. 이들 소액주주 상당수는 떠나지 않았다. 묵묵히 오상헬스케어를 신뢰했다.
끊임 없는 대화로 이어진 8년의 믿음, 그 믿음에 보답한 기업. 오상헬스케어의 상장 성공과 향후 재도약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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