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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성장 우선' 피엔티, 최고 실적에도 주가 '후퇴'②지난해 매출 5000억 돌파, 2조 넘봤던 시총 '반토막'…주주가치 제고 '목소리'

서하나 기자공개 2024-03-25 08:10:57

[편집자주]

'인터배터리 2024' 현장에는 12만명의 참석자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올해 '비기'를 엿볼 수 있었다. K-배터리의 높아진 위상은 2차전지 기업의 반등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2차전지 전환 국면에서 K-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주요 코스닥 제조사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엔티는 국내 전극공정 업체 중에서 시총과 매출 측면에서 모두 탑티어급 기업이다. 지난해 한때 시총 2조원에 바짝 다가서며 코스닥 시총 순위 20위권을 넘봤다. 롤투롤 기술을 기반으로 2조원 넘는 수주잔고를 쌓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확보로 차근차근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

최고 실적에 비해 피엔티 주가는 다소 실망감이 큰 편이다. 피엔티는 우선 성장에 주력한 뒤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최근 1년간 주가가 절반 이상 빠지면서 시가총액 규모가 1조원 밑으로 내렸고 최대주주인 김준표 대표이사 지분가치 역시 2000억원 가까이 빠졌다.

◇김준표 대표 '기술력' 최우선 강조 '최대 매출 달성'

김준표 피엔티 대표는 1964년생 경상북도 안동 출신이다. 중학생 시절 부친이 농업고등학교 진학을 권유했으나 공고를 택했다. 졸업 후 1990년 금오공과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하면서 엔지니어로서의 길을 굳혔다. 스스로를 노력파라고 믿는 김 대표는 오래된 기술 역사를 체득하고 살을 붙이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엔지니어를 천직으로 삼았다.

김 대표는 1990년부터 서통테크놀러지에서 설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03년 롤투롤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엔티를 설립했다. 롤투롤 기술은 필름, 동박 등 얇은 소재를 회전 롤에 감으면서 특수물질 도포, 압축, 절단 등을 하는 공정이다. 피엔티는 초기엔 광학필름 코팅설비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 주력했지만 이후 2차전지를 개발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201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기술력을 중시하는 최고경영책임자(CEO)다. 전체 직원의 80% 이상을 엔지니어로 구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개발(R&D) 직무는 물론이고 사무직부터 영업직까지 모두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없이는 현업에 뛰어들기 어렵다. 여기엔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김 대표의 믿음이 깔려있다.

피엔티는 빠르게 성장했다. 소재와 2차전지로 나뉘는 사업 부문 중 지난해 2차전지 매출 비중이 85%를 돌파했고 수주잔고도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로 약 5454억원을 거두며 최고 실적을 썼다. 전년도 매출인 약 2178억원 대비 약 30.54%의 성장이자 2021년 매출 약 377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44.4%에 이르는 성장률이다.

수익성도 꾸준히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약 698억원으로 직전연도 597억원보다 약 17% 증가했으며 순이익률은 12.8%로 높은 편이었다. 최근 3년간 평균 순이익률이 13.7%로 집계돼 꾸준히 곳간을 채우고 있다.

피엔티의 경영 방침. 출처 : 홈페이지.

◇실적과 반대 행보 보이는 주가, 증권가 목표주가 '다운'

피엔티는 기술력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중인데 주가는 정작 반대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주가는 평균 6만8543원, 최고가는 8만61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계속해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주가는 5만353원, 최고가는 5만3100으로 하락했다. 20일 종가 기준 주가는 4만3650원으로 전일보다 약 2.89%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도 피엔티의 목표 주가를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7월 피엔티 목표 주가를 9만2000원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넉달 뒤인 그해 11월 목표 주가를 8만원으로 내렸고 올해 3월엔 이를 다시 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준서 애널리스트는 "피엔티의 목표 주가는 국내 피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축소에 따라 약 33% 하향 조정한 6만원으로 제시한다"며 "다만 다양한 고객사 기반의 매출과 신규 수주가 성장하는 구간 진입을 예상해 커버리지 내에선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중"이라고 파악했다.

주가는 김 대표의 지분가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피엔티 시총은 지난해 7월 최고가인 8만6100원을 기준으로 1조9580억원까지 올랐다. 코스닥 시총 순위론 20위권에 무난히 진입 가능한 규모였다.

그러나 올해 2월 1일 52주 최저가인 3만5000원까지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총 규모는 한 때 7959억원까지 빠졌다. 20일 종가 기준 시총은 약 9927억원 수준이다. 김 대표의 지분가치는 이 기간 3100억원 수준에서 1300억원까지 줄었다. 최고점과 최저점 대비 약 6개월 만에 지분가치가 1800억원 가량 증발한 셈이다.

사모투자펀드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이하 도미누스)도 피엔티의 주요 주주다. 지난해 4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총 1500억원을 조달했는데 도미누스는 1000억원 규모를 부담 지분 약 7.7%를 확보했다. 피엔티는 조달한 자금을 구미 5공단 토지 구입과 공장 증설, 종속기업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장에선 피엔티가 주주 친화 정책에 좀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20년 6.18%였던 배당 성향은 2022년 3.7%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에 대해 피엔티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나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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