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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사업부 M&A]FI 필요한 제주항공, '애경그룹 주담대' 허들 넘을까AK플라자 지원에 45.22% 담보 잡혀…AK홀딩스, 주주배정 증자 지원 여력 '의문'

남준우 기자공개 2024-04-03 08:13:4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M&A를 위한 BO 세션(Break Out Session, 실무진 인터뷰)이 이번주 시작된 가운데 제주항공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제주항공에게 인수자금을 대주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었다.

이번 인수전은 항공 운항 면허(AOC)가 있는 사업자만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FI들이 참여를 원한다면 제주항공 지분 인수가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이 유치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모회사 AK홀딩스와 FI들이 협동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하지만 애경그룹이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제주항공 지분이 무려 45%가 넘는다는 점이 걸린다. 애경그룹은 이미 계열사인 AK플라자 지원에 힘이 빠진 상태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애경그룹 상황을 언급하며 모회사 지원 여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인앤컴퍼니 손잡은 제주항공, 유력 후보자 등극

아시아나항공 임원진은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예비 원매자들과 BO 세션을 시작했다. BO 세션은 에어인천을 시작으로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순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오던 제주항공이 베인앤컴퍼니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며 유력 후보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매물 가격이 시장 기대치보다 저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며 관심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여객 뿐만 아니라 화물 사업도 영위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다수의 FI들이 제주항공과 협업하기 위해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다만 물밑 접촉을 시도했던 FI들 중 일부는 제주항공의 실제 인수 가능성이 상당히 낮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의 주식을 담보로 빌린 대출이 근거다. 애경그룹의 지원 여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AOC를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만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지분을 FI들이 직접 나서서 인수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의 지분을 FI들이 조성한 펀드가 먼저 사들인 후,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지분을 인수해야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모회사인 AK홀딩스가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줘야 한다.

◇FI들, AOC 이슈로 제주항공 지분 매입 필수


문제는 여기서 나타난다. 현재 AK홀딩스, 에이케이에스앤디 등 애경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지분 45.22%가 대출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이다.

최근 영업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 AK플라자를 지원하기 위해 해당 지분을 담보로 약 3130억원을 조달했다. AK홀딩스(50.37%)와 애경자산관리(3.22%)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지분율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애경그룹 지분 중 담보가 잡히지 않은 비율은 8% 남짓이다.

실사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구주 매각가는 대략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향후 기체 교체 비용 등에 활용하기 위해 투입해야하는 신규 자금 규모도 2000억~30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의 현재 시가총액(약 9000억원)과 현금성자산(약 2118억원) 등을 고려하면 FI들이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줘야 한다. 제주항공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AK홀딩스가 지원사격에 나서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다.

M&A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고려했을 때 AK홀딩스가 신규 유상증자에 어느 정도 참여해야 대주주 변동 리스크 등을 피할 수 있다. 다만 주담대까지 받아가면서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는 애경그룹이 제주항공과 FI들이 요구하게 될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동참해줄 지는 미지수다.

한 인수금융 관계자는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보였던 만큼 제주항공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제주항공이 인수 자금을 모집하려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FI들과 AK홀딩스가 자금을 투입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현재 애경그룹의 상황을 봤을 때 그럴 만한 여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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