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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스타트업 돋보기]CJ가 점찍은 리하베스트, '맥주박' B2C 사업 키운다①식품 부산물 활용, B2B 원료 공급…50억 브릿지 라운드 예정, 상품군 다각화

이영아 기자공개 2024-04-08 16:09:28

[편집자주]

전세계적으로 폭염, 한파, 가뭄 등 이상 현상이 빈발하면서 인류는 '기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배출 절감 등 기후 변화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글로벌 자본이 몰리기 시작한 배경이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대부분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않은 초기기업이라 벤처캐피탈(VC)의 투자 비중이 높다. 글로벌 전체 투자 시장의 12% 비중을 차지한다. 더벨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사업 현황, 자금조달 이슈, 미래 청사진 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약 3000만톤(t)은 버려진다. 먹기도 전에 버려지는 식품 부산물이다. 국민 한 사람당 식품 부산물을 매일 572키로그램(kg)씩 만드는 셈이다.

국내 식품 부산물만 모두 활용한다면 서울 시민 모두에게 5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환경부담금을 내고 폐기한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부패하며 이산화탄소가 돼 기후 위기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식품과 자원 낭비, 환경 오염과 비용까지 인류에게 '사중고'를 안기는 셈이다.

리하베스트는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푸드 업사이클링' 개념을 제시했다. 맥주·식혜·홍삼을 만들고 남은 부산물에 주목했다. 위생적인 가공과정을 거쳐 원재료(밀가루)를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에 주목한 CJ제일제당이 투자했고, 오비맥주와 사업 파트너로 손을 잡았다. 올해는 빵과 쿠키, 셰이크를 비롯해 상품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50억원 규모 브릿지 라운드를 개시해 추가 자금 조달을 진행할 예정이다.

◇푸드 업사이클링 위한 '리너지 가루' 개발

'리너지 가루'는 리하베스트가 개발한 원료다. 맥주박, 식혜 등을 제조하고 남은 부산물을 활용, 최적화된 공정을 통해 미생물을 없애고 제품의 영양성분을 올리는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리너지 가루는 기존 밀가루 대비 식이섬유는 약 20배 이상, 단백질은 2.4배 이상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밀가루를 비롯한 원료를 대체하기 때문에 다양한 식품에 활용될 수 있다. 빵, 쿠키, 에너지바, 초코볼, 쉐이크 파우더 등 다양한 형태로 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제품들을 선보여왔다. 식품 기업이 리너지 가루를 1kg 활용하면 탄소 배출량을 11kg, 물 사용량 3.7톤, 식품 부산물 3kg 저감이` 가능하다.

리너지 가루 /출처=리하베스트 제공

공정 개발은 간단치 않았다. 균이 번식하지 않도록 건조시키면서도 영양소는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게 리하베스트의 특허 기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에 맞추고 영양성분을 측정하며 수백건의 테스트 끝에 나온 기술이다. 2022년 11월 경기 화성에 리너지 가루 생산 공장을 구축했다. 매달 만들어지는 리너지 가루의 양은 80톤에 달한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이 가능한 상태다. 국내 최대 맥주회사인 오비맥주, 수제식혜업체인 서정쿠킹 등과 부산물 독점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협업을 통해 원료 개발 및 수거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원가 경쟁력도 확보했다. 대규모 생산 시 생산원가는 밀가루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식품업사이클협회(UFA)에 가입하는 등 국내 푸드 업사이클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해썹(HACCP) 인증이 완료된 공장에서 제조되며, 녹색인증을 획득해 친환경 제조 기업임을 인증받았다"고 언급했다.

◇오비맥주 비롯 대기업 협업, 상품 라인 확충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험자본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시리즈A 라운드까지 진행하며 누적 83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스틱벤처스, 엘앤에스벤처캐피탈, BNK벤처투자, 소풍벤처스, 스파크랩,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전략적투자자(SI)는 CJ제일제당이다.

민 대표는 "올해 브릿지 라운드를 열고 5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진출을 비롯한 사업 확장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상품 라인업 /출처=리하베스트 제공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한 간편대체식품(CMR)도 활발히 출시 중이다. 대표적인 협력사는 오비맥주이다. 양 사는 '리너지바'와 '리너지 그레놀라'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출시했다. 지난해 말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식품 '타코 쫀드기 프라이즈'를 선보였다. '혼술' 문화 확산에 맞춰 타코 쫀드기 프라이즈와 맥주의 맛 궁합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노브랜드와 협업해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베지 피자’ 도우가 리너지 가루를 통해 만들어졌다. 올해도 유명 대기업과 협업해 단백질 음료를 비롯해 상품 라인업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민 대표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식음료(F&B) 브랜드도 키울 예정이다. 현재 카페 브랜드 '워커스커피'를 전개 중이다.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열었다. 리너지 가루를 활용한 베이커리 메뉴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앞서 삼청동에 '애쉬빌 베이커리 카페'를 오픈하기도 했다.

기업간거래(B2C) 사업 매출을 키우기 위한 행보다. 매출 구성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리하베스트 비즈니스모델(BM)은 △상품 매출 △원료 매출 △베이커리 매출(자체 브랜드)로 구분된다. 주요 기업에 원료(리너지 가루)를 공급하는 것이 주된 매출원이었다. 리하베스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1억원으로, 전년대비 12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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