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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제약, 신주발행 자금조달…줄어드는 오너 지분 허승범 회장 지분 10% 미만으로 희석, 베트남 CMO 사업 부담

김형석 기자공개 2024-04-11 09:31:02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8일 16: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일제약이 연초부터 신주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최대주주인 허승범 회장의 지분율이 10% 밑으로 축소됐다. 과거 베트남 점안제 CMO 공장 설립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된 데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까지 잇따른 영향이다.

◇메자닌 물량 대거 주식 전환…허승범 회장 지분 8%대로 축소

삼일제약은 올들어서만 벌써 9차례에 걸쳐 신주 437만4227주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BW로는 4차례로 389만6186주를 발행했다. 기존에 발행한 CB 중 주식으로 전환한 물량은 5차례에 걸쳐 10만8772주가 상장됐거나 상장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발행주식수가 1522만6786주인 것을 감안하면 신주 지분율은 22.31%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신주 발행으로 허 회장의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하다. 신주가 모두 상장되면 허 회장의 지분율은 11.19%에서 8.57%까지 축소된다. 2대 주주이자 허 회장의 아버지인 허강 전 회장의 지분율 역시 9.48%에서 7.26%로 낮아진다.

허 회장의 지분이 10% 밑으로 내려앉는 건 허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허 회장은 부친으로부터 주식 35만주를 증여받았다.

그간 허 회장이 지분 확보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주력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지분 희석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2021년 이후 매년 꾸준하게 지분 매입을 단행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2236주, 4750를 장내매수했다. 지난해에는 무상증자와 장내매수를 통해 15만5551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올해 초엔 1만3049주를 장내매입했다. 주당 인수가는 8430원으로 11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베팅했다.

당장 허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만한 시장의 움직임은 없다. 이번에 주식을 받은 투자자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다. 앞서 삼일제약의 메자닌을 인수했던 교보 엔에이치 헬스케어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와 NH투자증권의 경우 전환한 주식을 대부분 시장에 매도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환권 청구로 획득한 주식 13만8217주 중 367주를 제외한 물량 대다수 장내매도했다. 주가를 9000원으로 추산했을 때 12억원 규모다. 교보 엔에이치 헬스케어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역시 보유한 주식 84만8536주를 모두 장내 매도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과거 베트남사업을 위해 조달했던 CB 등의 만기로 일부 채궈니 주식으로 전환된 결과 허 회장의 지분율이 하락했다"면서도 "우호지분 등을 감안하면 경영권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사업 자금 마련 영향, 현금성 자산 축소 여파

CB와 BW가 대거 주식으로 전환된 건 삼일제약이 현재 보유한 자금으로 이들 메자닌을 상환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일제약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4억6100만원에 불과하다. 2년 전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자산이 12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보유 현금이 '제로'에 가깝다.

차입금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총 차입금은 157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2% 늘었다. 2~3년 전까지 총차입금 규모를 1000억원 안팎에서 관리해왔던 걸 감안하면 50% 이상 많은 규모다.

늘어난 차입금은 금융비용 확대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비용은 101억원으로 창사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만기 1년 미만인 유동성 장기부채 역시 515억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 등 올해에만 상환해야 하는 자금이 1250억원 넘는다.

삼일제약이 최근 몇년간 차입금 증가 등으로 현금흐름이 악화한 건 2019년 추진한 베트남 투자가 꼽힌다. 최근 5년간 베트남 점안제 CMO 설립 등에 투입한 금액은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는 허 회장이 취임후 글로벌 전진기지 확보를 위해 주력한 사업이다.

최근 발행한 메자닌 역시 대부분 베트남 사업 자금 마련이 목적이었다. 2019년 8월 2차례 발행한 350억원의 CB의 자금 용처는 베트남 점안제 CMO 공장 투자자금이었다. 2021년 350억원 규모의 BW와 2022년 90억원 규모의 CB, 작년 120억원 규모의 CB 모두 베트남 안과 CMO 공장 투자자금으로 쓰였다.

조달된 자금은 실제 베트남 사업 확장을 위한 초기자금으로 대부분 소진된상태다. 올해 주식으로 전환된 물량 역시 앞서 발행된 메자닌 물량이다.

삼일제약이 재무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선 투자한 베트남 사업에서 대거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삼일제약은 2022년 베트남 점안제 CMO 공장을 준공했다. 가동 시 연간 1회용 점안제 1억4000만관, 다회용 점안제 50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다. 공장생산능력(CAPA)은 최대 연 6000억원에 달한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베트남 공장은 2022년 11월 기계적 준공을 완료하고 현재 생산장비 및 유틸리티 설비, 각종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밸리데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글로벌 GMP 승인을 위해 국제표준인 ISPE- V모델에 따라 단계적으로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으며 2025년 상반기에는 상업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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