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리)'고 싶다]직구와 저가 경쟁력, B2B 파고드나②공급주 주도의 초저가 시장, 중국 직구 거래액 '121% 증가'
김선호 기자공개 2024-04-12 07:45:26
[편집자주]
알리익스프레스를 필두로 테무, 쉬인 등 중국의 E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를 해소하고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과정에서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고 시장 성장세가 빠른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았다. 노하우를 쌓아 유럽 등 글로벌 지역으로 나아갈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벨은 국내 E커머스 업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는 C커머스 업체 중 대표격인 알리의 사업 현황과, 주요 이슈,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알리)'는 직구 플랫폼 사업구조 활용한 '초저가' 경쟁력을 앞세우며 지난해 8월 한국에 상륙했다. 다만 플랫폼과 판매 상품이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충분히 얻고 있지 못하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이에 대해 8일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경기 부진·소비심리 침체로 인해 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는 않은 만큼 장기적으로 B2C보다는 B2B 거래로 매출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직구 거래액 7조' 육박, 절반은 중국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구성비로 보면 음·식료품 13.1%, 음식서비스 11.6%, 여행 및 교통서비스 10.6%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의복(8.8%), 생활용품(7.7%) 등이 그 다음 순위로 집계됐다.
이러한 온라인쇼핑 거래액에는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구매'도 포함된다. 그중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은 1조6561억원으로 10.1% 감소했다. 미국 등에서는 증가했지만 중국, 일본에서 각각 12.6%, 15.2% 감소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에서 7.3% 감소했지만 중국 121.2%, 일본 11%증가하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의 전체 성장세를 주도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3조2873억원으로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 전체 규모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시기적으로 보면 지난해 알리·테무·쉬인 등 C커머스 플랫폼이 잇달아 국내에 상륙함에 따라 한국 내에서의 중국 직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
쿠팡 등 기존 한국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는 이러한 중국 시장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알리 등의 C커머스 매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기존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이에 따른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초저가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국내 소비자의 유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배송 지연·품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알리로서는 한국에 상륙한 초기 단계인 만큼 점차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C커머스는 '태풍의 핵', 공급자 주도의 시장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8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C커머스는 사실상 태풍의 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한국 유통시장의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본다"며 "이를 뜯어보면 초저가 상품 등을 선보이는 공급자 주도의 수요가 생기는 '세이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이의 법칙(Say’s law)은 공급이 스스로 자신의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이를 한국에 상륙한 C커머스에 적용해보면 알리 등에서 초저가 상품을 공급하면 이에 따라 소비시장이 이를 발견하고 구매하는 공급자 주도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서 교수는 이를 '디스커버리(Discovery) 쇼핑'이라고 불렀다. 공급자가 선보이는 ‘초저가 상품’을 발견해 구매하는 소비 패턴을 이른다. 이러한 소비경향의 확산은 C커머스의 입지 강화로 이어진다. 중국 직구 사업구조에서 초저가가 결합된 C커머스 경쟁력이 일으킬 파급이다.
넘어서야 할 벽은 소비자의 신뢰다. 품질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B2C에서는 성장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초저가 등을 내세워 일정 수요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하면 지속성을 가져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B2C보다는 B2B 시장의 C커머스 침투가 거세게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영업 등 개인사업자의 경우 물품을 대량 구매를 하되 단가를 낮춰야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C커머스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례로 쿠팡이 '빠른 배송'을 통해 도·소매업체로부터 매출을 올렸다면 알리는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B2B 거래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사업자 전용몰 '알리익스프레스 비즈니스' 한국어 페이지를 개설하고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의 일환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알리 등이 한국 시장에 상륙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온라인쇼핑 매출 비중도 아직 주목할 만큼 높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사업 초기 단계로서 향후 일어날 시장 변화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에스앤크리에이트컬처, 에이씨피스포츠출발조합 첫 투자처 '낙점'
- 엔솔바이오사이언스, 100억 투자 유치…넥스트 물질 박차
- [i-point]신테카바이오, TPD 전문 나스닥 상장사 공급계약
- [Korean Paper]산은, RFP '배포'…변수는 '트럼프 취임'
- [i-point]티로보틱스, '3000만불 수출 탑' 수상
- 롯데칠성음료, 생산본부 '세대교체'…효율화 '가속'
- [2024 이사회 평가]SPC삼립, 활발한 이사회 속 아쉬움 남긴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화승엔터프라이즈, 준수한 '참여도'…경영성과 '발목'
- [2024 이사회 평가]현대홈쇼핑, 소위원회 다양성 '강점'‥실적 개선은 과제
- 오리엔트바이오, 탈모약 '경피제→주사제' 임상진입 총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