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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이사회 돋보기]한투저축, 캐피탈과 사외이사진 '판박이'③2019년 이후 6년간 동일, 경영 효율성 측면…'투명성' 제고 필요

김서영 기자공개 2024-04-16 12:52:24

[편집자주]

금융권은 흔히 이사회 운영 '모범생'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금융지주 이사회는 여러 대기업의 롤모델로 꼽힐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는다. 그에 반해 저축은행 이사회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저축은행 업계는 대표이사의 장기 재임 사례가 많다. 상임이사 임기도 길어 사외이사의 견제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저축은행 이사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17: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한투저축은행)과 계열사 한국투자캐피탈(한투캐피탈)은 6년째 사외이사 구성을 똑같이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간 사외이사가 이동하거나 일부 겸직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100% '판박이'로 구성된 건 드물다.

한투저축은행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서호성 전 케이뱅크 행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서 전 행장을 사외이사로 맞은 건 한투저축은행만이 아니다. 한투캐피탈도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같은 여신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이라지만, 투명성도 놓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6년째' 동일한 사외이사진, 한투금융 여신 계열사 공통점 때문

한투저축은행 사외이사는 모두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작년 11월 말 노용훈 사외이사가 사임하면서 약 두 달간 2인 체제로 구성됐으나 올해 1월 중순 신임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다시 3인 체제가 유지됐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 모두에게 1년의 임기가 부여됐다.

현재 한투저축은행 사외이사는 △이원기 전 PCA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대익 회귀선에쿼티프라이빗 대표이사 △서호성 전 케이뱅크 대표이사 등 3인이다. 이들은 모두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을 겸하고 있다. 또 이사회 내 4개 위원회에 속해 있다.

(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진을 재정비한 건 한투저축은행뿐만이 아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여신 계열사인 한투캐피탈도 사외이사진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주목할 점은 한투저축은행과 한투캐피탈의 사외이사 구성이 판박이처럼 똑같다는 점이다.

두 회사의 사외이사진은 2019년부터 동일하게 구성됐다. 당시 한투저축은행의 한복환·윤성철·이원기 사외이사가 한투캐피탈 사외이사로 그대로 선임됐다. 이듬해 윤성철 사외이사가 사임한 뒤 김춘배 사외이사가 두 회사에 동시에 선임됐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들은 동일한 사외이사진을 꾸려왔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한투저축은행과 한투캐피탈은 비즈니스상 여신업을 함께 영위하는 한투금융 계열사라는 점에서 동일한 사외이사진을 선임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사 겸직 승인을 받으면 겸직이 가능해 위반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법상 문제없으나 '투명성' 제고해야

두 회사가 같은 사외이사진을 운영하게 된 건 2018년 말 한투캐피탈의 자산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을 때부터다. 한투캐피탈은 설립 4년 만에 자산 규모 2조원을 넘어서며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이때 겸직 승인을 통해 한투저축은행 사외이사와 동일 인물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두 회사에서 동일한 사외이사진을 꾸리는 건 문제가 없다. 지배구조법상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등 임직원이 다른 자회사 등 임직원을 겸직할 수 있다. 다만 투명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같은 사외이사를 선임한다는 건 동일한 사외이사 후보군 풀(pool)을 관리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들 사외이사는 두 회사 내 위원회에서 맡은 역할도 동일하다. 이원기 이사는 한투저축과 한투캐피탈 모두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보수위원회,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그는 KB자산운용 대표이사, PCA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2021년 3월 선임된 김대익 사외이사는 동양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제일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분석실장 등을 역임했다. KDS미래금융연구원장을 지낸 김 이사는 현재 회귀선프라이벳에쿼티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1월 새로 선임된 서호성 사외이사는 위험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낙점됐다. 나머지 3개의 위원회에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재무 전문가'로 통하는 서 이사는 삼성생명, 현대카드,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을 거쳤다. 최근까지 케이뱅크 행장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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