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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투자자산 점검]사업만 보기엔 복잡한 LC타이탄의 재무 관여도①계열사 지분투자 참여, 배당금수익도 기여…업황 악화 영향, 현금순유출

김동현 기자공개 2024-04-17 10:29:18

[편집자주]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단순히 이차전지·수소와 같은 그린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기존 범용 석유화학 사업장의 철수 여부를 검토한다. 고강도 사업구조 재편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투자자산의 재무 현황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더벨이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 투자자산을 들여다 보고 모회사와의 관계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5: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C타이탄(Lotte Chemical Titan Holding)은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사업에서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2010년을 맞으며 롯데케미칼은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을 사업 비전으로 내세웠는데 이때 1조5000억원을 들여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두고 폴리올레핀(PO)·폴리에틸렌(PE) 등을 생산·공급하던 타이탄케미칼은 LC타이탄으로 간판을 다시 달며 단번에 롯데케미칼의 핵심 자회사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사업의 중추라는 사업적 가치뿐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롯데케미칼의 현금 유입을 지원했다.

그러나 최근 범용 석유화학 산업이 불황기에 빠지며 LC타이탄의 재무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최근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부터는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현금 순유출이 발생한 상황이다.

◇LC타이탄, 롯데케미칼 해외 사업 동반자

롯데케미칼은 회사 실적과 사업을 설명할 때 기초소재, 첨단소재 등 사업부문과 함께 LC타이탄과 LC USA(미국 법인)의 현황을 나란히 기재한다. 그만큼 두 법인이 사업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배당금은 롯데케미칼이 배당금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 기준(자료=롯데케미칼 사업보고서)


이중 2010년 인수한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사업 확장 과정에서 초기 출자자로 참여해 모회사의 부담을 덜어줬다. 2012년 롯데케미칼의 합성고무 사업 진출 당시 롯데우베(말레이시아) 지분 10%를 LC타이탄이 담당했다. 이후에도 LC USA(40%),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51%) 등의 출자자로 빠짐없이 등장했다. LC USA와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 모두 롯데케미칼이 각 지역의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세운 법인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의 경우 일명 '라인프로젝트'라 명칭된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은 석유화학 업황 불황으로 시장성이 떨어지긴 했으나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 52만톤 등 복합 석유생산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방향성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를 준공 시점으로 예상한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범용 화학 점유율이 최대 40%에 이르는 LC타이탄은 라인프로젝트 조성 사업에 출자자로 나서 재무를 지원하는 동시에 향후 원료 공급, 공동 영업 등까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LC타이탄의 사업·재무 관여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악화한 현금흐름, 사라진 배당 기여도

2017년 말레이시아 증권시장에 상장한 LC타이탄은 꾸준한 배당으로 모회사 곳간을 채우는 역할도 수행했다. LC타이탄 상장으로 롯데케미칼의 보유 지분율은 100%에서 75%로 떨어지긴 했으나 이때부터 본격적인 배당금 수익이 잡히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롯데케미칼이 LC타이탄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총 537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LC타이탄의 실적이 정점을 찍은 2021년(매출 2조7222억원·당기순이익 2274억원) 사업연도 배당금이 들어온 2022년에는 1773억원이 롯데케미칼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해 롯데케미칼이 종속·관계·공동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다만 LC타이탄도 최근 2년 동안 불어온 범용 석유화학 불황을 피하지 못했고 2022~2023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LC타이탄이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2014년(-20억원)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현금 순유출까지 일어났다.

2019~2021년 LC타이탄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000억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다 업황 불황이 다가온 2022년 233억원까지 떨어졌다. 그해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4876억원)이 크게 확대되면서 현금 순유출(-1258억원)이 발생했다. 지속되는 투자활동에 더해 영업활동현금흐름(-665억원)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난해는 총 1004억원 현금 순유출이 있었다.

현금 창출 여력이 약화하며 자연스럽게 배당도 중지했고 지난해 롯데케미칼이 LC타이탄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액은 0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의 50%를 배당 가이드로 삼는 LC타이탄이 롯데케미칼에 대한 배당 기여도를 다시 높이려면 결국 업황 개선 시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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