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07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폭풍이 몰아친 후의 고요함일까. 올해 1분기 제약업계를 뒤흔든 한미사이언스 오너가 갈등이 이사회를 기점으로 비교적 잠잠해졌다.지난주 열린 이사회에서 회사가 내건 키워드는 '화합'이다. 모녀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과 대립관계에 있었던 장·차남 임종윤·종훈 사장은 이사회 입성 후 어머니를 내치지 않았다. 오히려 오너 일가는 송 회장과 임종훈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올려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가족 간 협력과 화합으로 통 큰 합의를 이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폭풍이 끝나지 않았다는 찝찝함이 드는 건 복잡한 속내가 외부에서도 감지되고 있어서다. 갈등은 몇 년 전부터 소원함이 조금씩 쌓인 결과로 볼 수 있다. 상속세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서로의 손을 잡긴 했지만 느슨한 연결고리를 끊어낼 불안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OCI와 통합 중지로 송 회장은 자신의 지분을 OCI에 매각해 온 가족의 상속세를 해결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지지기반을 잃은 송 회장은 임종윤·종훈 사장을 통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아직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임종윤·종훈 사장이 고려하는 건 해외 사모펀드(PE)를 통한 지분 매각이다. PE와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모녀의 지분이다. 임종윤 사장이 주총 후 적극적으로 모녀 설득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에서 거론됐던 해외 PE들과의 협상이 계획만큼 원활하지 않아 보인다. 상속세 납부 기한은 4월 말. 한정된 시간은 오너가 가족에게 불리하게 다가온다. 하락하는 주가 추이는 임종윤·종훈 사장을 더욱 불리한 조건으로 내몬다. 혹여나 반대매매라도 이뤄지면 임종윤·종훈 사장의 협상력이 더 낮아진다.
임종윤·종훈 사장이 OCI와의 통합을 멈췄을 때 새로운 대안이 없다는 건 이전부터 지적된 문제다. 법원과 국민연금, 일부 의결권 자문사들이 모녀 측 손을 들어준 이유이기도 하다. 논의가 잘 진전되다가도 한순간에 거래가 뒤집어지는 M&A 판에서 두 사장이 보였던 자신감은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임종윤 사장측은 오는 6월까지는 실사 및 최종계약까지 마무리 하겠다는 입장인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개최 역시 이번주 내 결정한다는 목표다.
해묵은 감정을 접어두고 손을 잡았지만 안갯속을 헤매는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돌파구를 찾지 못해 상황이 악화하면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임직원과 주주들의 불안감도 커진다. 모두가 진정으로 화합할 수 있는 현명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화합의 길이 멀고도 높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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