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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브이아이운용, 현대엘리 표대결서 이사회측 손들었다루트로닉 이사 선임안은 반대…보수한도 상향엔 회의적

조영진 기자공개 2024-04-19 10:08:36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이 표대결이 펼쳐진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KCGI자산운용의 주장과 달리 이사 후보자에 대한 별다른 결격사유를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최근 1년 사이 주주총회 시즌 동안 총 122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117개 안건에는 동의의 뜻을 밝히며 90% 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5개 안건에는 중립 없이 반대표를 던지며 명확한 입장을 내비쳤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주주행동주의가 전개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에도 의결권을 행사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의결권 주식의 0.9%(약 53만5300주)를 보유한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는 물론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사측을 지지하며 이사회가 상정한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KCGI자산운용이 지난해 8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주주행동주의의 격전지로 떠오른 기업이다. 당시 KCGI자산운용은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과 더불어, 기업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로부터 독립적인 감사를 선임할 것을 함께 요구하고 나섰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의 운영방식에 대해 별다른 이견을 갖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제시한 이기화 비상임이사 후보 선임의 건, 임유철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에 모두 찬성했다. 과다 겸임, 기업가치 훼손, 징계 등 지침상 이렇다 할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KCGI자산운용은 서창진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분리선출직)가 돌연 중도사임(23.12.29)한 직후, 현대엘리베이터가 이기화 후보의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안을 공표하는 등 소액주주의 주주제안 권리를 사전에 차단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서 이사가 자진사임했을 뿐이며, 이사회 인원 충족 및 성비 균형을 위해 후보자를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조재천 사내이사 후보 선임의 건, 김호진 비상임이사 후보 선임의 건, 정영기 사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 등 8개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 임시주주총회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결격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KCGI자산운용은 앞선 세 인물의 선임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했다. 당시 주주총회 자리에서 KCGI자산운용은 "3명의 이사들은 기존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사로 회사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내릴 책임이 있다"며 "허나 지난해 11월 우리사주를 대상으로 한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매각, 연말 임시주주총회에서의 분리선출 사외이사 기습선임 등을 묵인해 일반주주의 권리와 이익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브이아이자산운용과 여러 투자자들이 사측에 찬성하며 현대엘리베이터 주총 안건은 원안대로 모두 가결됐다. 안건은 앞선 이사 후보 선임의 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한희원 사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이었다.

한편 브이아이자산운용은 루트로닉, 삼성에프앤리츠, DXVX,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총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지난해 7월 루트로닉 주주총회에 상정된 황현택 사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의 경우 "후보자가 해당회사 등의 상근 임직원이거나 최근 5년 이내에 근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하므로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해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삼성에프앤리츠, DXVX, 레인보우로보틱스에는 이사 보수한도가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열린 삼성에프앤리츠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 지분율 0.6%를 행사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을 반대했다. 기업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서 제시한 이사 보수한도가 과다하다는 분석이다.

DXVX와 레인보우로보틱스 또한 같은 이유로 반대표를 얻게 됐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열린 DXVX와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주총회에서 각각 0.2%, 0.1% 가량의 의결권 지분율을 행사했으며, 두 회사가 상정한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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