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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Radar]성장금융 중견기업전용펀드, 메자닌 의무 투자 '왜'결성총액 20% 주목적, RWA 관리 은행 요구…5년간 약 1800억, 400→100% 적용 예상

구혜린 기자공개 2024-05-27 08:38:3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기업전용 블라인드 자펀드에 '메자닌 의무 투자 요건'이 부여된 배경엔 출자자(LP)인 시중은행의 요청이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신규 정책펀드가 늘어나면서 출자 동원된 은행들은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벤처·사모펀드는 대부분 투자자산이 비상장주식이므로 금융기관 LP 장부상 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400% 적용된다. 반면 전환 옵션이 있는 메자닌은 채권신용등급에 따라 최저 20%에서 최대 150% 수준으로 위험가중치가 낮아진다. 시중은행은 여타 정책펀드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에 위험가중치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펀드는 바젤3 기준 내에서 완화 조짐도 엿보인다.

23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30일까지 중견기업전용펀드(은행권 중견기업 밸류업펀드)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GP)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한다. 3곳 GP를 선정해 운용사당 600억원을 출자하고 최소 1200억원(출자비율 50%) 규모 자펀드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금융위원회 주재로 연초부터 야심차게 조성된 이 모펀드는 전액 민간 재원으로 이뤄져 있다.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국내 중견기업에 대해 5년간(2024~2028년) 모험자본을 지원하잔 취지로 조성됐다. 정부재원 투입률은 제로(0)이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동일 비율로 출자했다. 이에 한국성장금융은 출자사업명에 '은행권'을 추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펀드 주목적엔 메자닌 의무 투자 기준이 담겨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중견기업 또는 중견기업 관련 의무투자비율(최소 약정총액의 50%) 달성 요건 외에 한국성장금융은 주목적을 추가했다. 중견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메자닌에 약정총액의 20% 이상을 의무 투자해야 한단 내용이다. 주목적에 메자닌 의무 투자가 있는 펀드는 드물다.

여기엔 시중은행 LP의 입김이 반영됐다. 은행이 펀드에 출자할 경우 기초자산접근법에 따라 펀드에 들어있는 자산을 은행이 갖고 있다고 가정해 자산별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 자산을 사전에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벤처펀드는 주요 자산을 비상장주식으로 가정해 400%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것이다. RWA가 증가하면 은행 건전성 지표인 BIS(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가 낮아진다.

블라인드펀드에 메자닌 20% 의무 투자가 적용되면 LP의 위험가중치 부담은 낮아지게 된다. 올해 블라인드펀드 출자금 1800억원 기준 LP 보유가 가정되는 메자닌 자산은 최소 360억원 규모다. 5대 시중은행은 360억원에 대해선 400%가 아닌 100% 수준으로 위험가중치를 낮춰 적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해당 모펀드가 5차까지 조성된다고 보면 360억원이 아닌 약 1800억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펀드에서도 자산의 구성 비율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데 채권은 전환권 행사 전까지 은행이 옵션을 가지고 있으므로 채권의 신용 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며 "AAA 등급이면 위험가중치 20%, BBB 등급이면 100%, BB 미만이면 150%가 적용되는데, 일반적으로 벤처·사모펀드가 담는 채권이면 100%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여타 정책펀드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에 완화된 위험가중치 적용을 요구해왔다. 이에 최근 금융위원회 주재로 조성된 '미래에너지펀드'의 경우 LP 출자금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100%로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단지란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한 목적의 정책펀드이며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LP로 참여하며 리스크를 분산했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이 출자하는 여타 특수목적 정책펀드도 완화 가능성이 있단 의미다. 다만 이 두 가지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위험가중치 요건을 완화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펀드 출자 위험가중치 관련 요청은 이전부터 많았다"면서도 "정부가 특정산업을 보조하고 산업은행이 출자해 손실을 나눌 가능성이 있지 않는 이상 바젤3 기준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낮추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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