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다운사이징]'BCG 컨설팅' 카카오엔터·픽코마 밸류업 방안 주목④IPO 앞서 덩치 불리기 필요, 양사 합병 시 기업가치 25조 전망
이민우 기자공개 2024-05-30 13:00:43
[편집자주]
카카오는 2010년대 성장 가도를 달리며 공격적인 분사·자회사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그룹 전체 몸집을 키우는 것은 물론 사업 다양성을 가져다줬지만, 점차 '골목상권 침해' '운영·관리 효율성' 악화 등 어두운 면도 드러냈다. 과거의 혁신과 성장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선 발 빠르게 비대한 계열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거세다. 수뇌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군살 빼기에 돌입하는 추세다. 다운사이징에 나선 카카오의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자회사·손자회사 중 과연 어떤 곳이 정리 리스트에 오를 지다. 특히 계열사 중에서는 IPO가 지연되고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주요 재편 회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진한 종속 기업을 다수 거느리고 있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운사이징이 필요해 보인다.카카오엔터의 카카오픽코마와 합병 후 상장 가능성도 동일 선상에서 나오는 시나리오다. 일본 시장에 자리 잡은 카카오픽코마는 웹툰 사업을 매개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합병을 거치면 IPO에 필수적인 요소인 기업가치를 보다 높일 수 있다. 이번 컨설팅을 통해 객관적인 합병 시너지가 확인될 경우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연간 손실 자회사만 22곳, 쇄신 작업 속도 붙일까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BCG로부터 받는 전략컨설팅은 계열사 포트폴리오 조정부터 매각 등 복합적인 내용이 담겼다. 주목할 점은 산하 기업 중 어느 곳이 개편 대상으로 분류될지다. BCG 컨설팅이 현재 비핵심, 핵심 사업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업계는 BCG 보고서를 토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다운사이징의 주요 대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꼽는다.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탓에 경쟁력 있는 계열사가 정리·흡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내부TF를 구성해 재정비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뮤직△스토리△미디어 등 3대 사업 시너지 모색과 영상사업부문의 CIC화 등 조직·인력 구조조정 등을 진행했다. 3월에는 산하 자회사 크래들스튜디오를 해산했다. 개편에 속도를 붙인 셈인데 BCG의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추진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실적이 저조하다. 지난해 연간 손실을 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종속기업은 22곳에 달한다. 영화·드라마 등 제작사나 매니지먼트사가 상당수인 만큼 향후 IP사업 등을 위해 완전 매각하지는 않겠지만 지분율을 낮춰 카카오의 부담을 낮추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제작사 중 당장 실적은 좋지 않지만 과거 제작·배급 성적이 좋은 곳이 있는 만큼 매물로 나온다면 구매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분 매각 없이 정리를 선택할 경우 종속 기업의 무형자산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가져오고 청산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 제작사 등의 지분매각 타진은 사실무근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부 IP 연계력 강화, 8조 밸류·일본시장 경쟁력 연결 기대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보다는 기존 추진해온 IPO에 다른 방식으로 힘을 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픽코마와 합병 후 상장 관측이다. 카카오픽코마는 현재 일본에 법인을 두고 글로벌 웹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부진했던 프랑스 법인을 청산했지만 주력 시장인 일본에서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수익을 내고 있다.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던 자회사를 정리하면 손익 면에서 개선을 꾀할 수 있지만 외형 감소는 피할 수 없다. IPO를 위한 밸류에이션 끌어올리기 측면에서는 자회사 정리가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카카오픽코마와의 합병 상장은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안이다. 시장에서도 그간 심심치 않게 제기돼 왔던 시나리오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는 사업상 연결성이 서로 상당한 계열사다. 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웹툰을 일본 시장에 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IP 확보도 앞장서주고 있다. 양사가 사업상 겹치는 영역이 많은 만큼 합병 시 조직 효율화를 통한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도 바라볼 수 있다.
카카오가 올해 CA협의체 내부에 스토리 IP 소위윈회를 세운 것 역시 이 같은 구상안을 뒷받침하는 움직임이란 해석도 있다. CA협의체는 카카오 계열사 전체를 조율하고 투자 등을 관리하는 기구다. 핵심 컨트롤 타워에서 계열사 간 IP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만큼, BCG 컨설팅을 통해 유의미한 합병 시너지가 확인된다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평가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의 기업가치는 각각 10조원, 8조원 내외다. 두 기업 합병 시 총 단순 계산으로 20조원에 가까운 밸류가 형성된다. 업계는 합병 기업이 IPO에 나설 경우 못해도 25조원에 근접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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