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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다운사이징]'골목상권' 침해 논란, 스테이지엑스에 끼친 나비효과③인수 이후 시너지 결과 애매해, 손자회자에서 최종 계열 분리

이민우 기자공개 2024-05-30 07:24:12

[편집자주]

카카오는 2010년대 성장 가도를 달리며 공격적인 분사·자회사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이는 그룹 전체 몸집을 키우는 것은 물론 사업 다양성을 가져다줬지만, 점차 '골목상권 침해' '운영·관리 효율성' 악화 등 어두운 면도 드러냈다. 과거의 혁신과 성장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선 발 빠르게 비대한 계열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거세다. 수뇌부 역시 이를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군살 빼기에 돌입하는 추세다. 다운사이징에 나선 카카오의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올해 카카오 다운사이징의 대상이 된 주요 계열사 중 하나다. 2017년 손자회사로 인수된 뒤 사업적 시너지를 찾았지만 두드러진 결과를 내진 못했다. 카카오가 헤어샵 사업 등에서 발발된 골목상권 침해 여파, 플랫폼 기업 독과점 견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결정된 양측의 분리는 아쉬움도 낳는다. 이동통신 시장이 새로운 경쟁기업의 등장과 혁신 추구를 지속적으로 바라던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력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카카오에 기대해 볼 수도 있었다.

◇확대 더뎠던 알뜰폰·이통 분야 사업 전개, 지분 축소로 귀결

카카오가 계열사 규모 축소를 결정했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제기됐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었다. 카카오가 중소기업, 소상공인 적합업종에 가까운 헤어샵, 꽃배달 등으로도 손을 뻗으면서 플랫폼을 무기로 한 사업 확장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던 탓이다.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은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업계 간 갈등과 엮이면서 확대돼 꾸준히 카카오의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유탄이 타 사업 영역으로도 번지며 일부 계열사 역시 비슷한 논란에 시달려왔다. 2017년 카카오 손자회사로 들어와 알뜰폰 사업 등을 해온 스테이지파이브도 마찬가지다.


카카오와 스테이지파이브는 계열 관계 형성 이후 꾸준히 경영, 사업 간 교류를 이어왔다. 2019년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을 주요 기능으로 탑재해 5G 전용폰을 내놨다. 멜론 성장을 이끈 이제욱 카카오M 전 대표가 2020~2021년 간 스테이지파이브 공동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를 매개로 한 시너지가 확대가 전망됐다.

다만 기대가 무색하게 공격적인 사업 전개는 잘 보이지 않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만큼 중소사업자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알뜰폰 사업 역시 허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혁신 서비스 발굴 등에도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스테이지파이브와 카카오는 결국 올해 제4이통 사업자 선정에 앞서 계열 관계를 정리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을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 등 임직원 주축인 ‘굿플랜핀다이렉트 조합’에 넘겼고 지난달 최종 계열분리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 측 스테이지파이브 지분은 7.4%에 불과하다.

◇자금 조달 등 일장일단, "혁신 서비스·경쟁 촉진 역할 아쉬워"

스테이지파이브의 계열 분리, 더뎠던 사업 진행은 업계 일부의 아쉬움도 샀다. 이통은 장기간 SKT 등 3사 중심으로 흘러갔다. 경쟁 촉진을 위한 신규 플레이어 진입이 절실했다.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포화를 맞지 않고 카카오와의 연결고리를 가져왔다면 이통 혁신 서비스·시너지를 기대해 볼만 했다.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 시장이 기존 3사 위주고 알뜰폰도 자회사 점유율이 높아 고착화된 만큼 카카오 자본이 시장에 본격 투입되면 경쟁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며 “이미 카카오톡으로 변곡점을 한번 줬던 데다 멜론 등 요금제와 상품 결합 시 시너지가 높은 서비스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테이지파이브,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제4이통 추진에서 겪는 상황을 고려하면 카카오와의 계열 분리는 더욱 아쉽다. 기지국 구축비, 주파수 할당 대금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을 두고 회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주파수 할당 대금 1차 납부 완료, 신한투자증권의 존재와 야놀자 등의 컨소시엄 참가에도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가 거세다.

대기업 집단에서 빠져 자금 조달이 이전보다 쉬워졌다는 관측도 있지만 일장일단이라는 평가다.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받는 것이 가능해졌지만, 계열사로서 풍부한 현금여력을 가진 카카오 측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당위성을 상당부분 상실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투자 기반 조달은 사모펀드(PEF) 등을 통해도 이미 타진할 수 있었던 부분이다.

당장 카카오는 연간 연결기준 1조3000억원, 별도 1조원 상당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비금융업 부문의 연결, 별도 현금성자산도 각각 5조2700억원, 1조4400억원으로 두둑하다. 자금 지원 결정 시 많은 숙고와 과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받는 우려를 불식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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