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첫 평가 삼양식품, '대표이사-의장' 일치 구조 유지핵심 지표 준수율 46.7%, 최근 승계 정책 규정 마련 움직임 '내년 기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6-07 13:39:21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운 삼양식품이 올해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발간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자산 총계가 1조원을 넘어서며 내부 조직과 이사회 등을 점검하고 보고서를 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핵심 지표 준수율은 50%를 넘지 못했다.김정수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으나 이사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점수를 받은 것이 주목된다. 당분간 김정수 대표이사 의장 체제를 유지할 것을 강조하면서도 보고서 제출 후 승계 정책을 마련하는 등 미흡한 부분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당 정책 등을 손보고 있는 만큼 내년 발간되는 보고서의 핵심 지표 준수율이 상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삼양식품이 공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은 46.7%다. 전체 15개 핵심 지표 가운데 7개 항목을 제외한 8개 항목을 준수하지 못한 상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2023년 말 기준으로 작성됐다.
삼양식품은 2016년 말까지만 해도 3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불닭볶음면의 흥행에 따라 외형이 확대됐다. 밀려드는 수요에 발맞춰 밀양 1공장을 설립을 추진했고 2022년 5월 주공을 마치며 생산 능력(CAPA)뿐 아니라 자산 총계도 덩달아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자산 총계는 △2019년 4703억원 △2020년 5562억원 △2021년 7531억원 △2022년 925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3년에는 자산 총계가 1조1703억원은로 대폭 확대됐다.
유형 자산 투자를 통해 자산 규모가 확대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차곡차곡 이익을 쌓은 영향에 자본 총계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 총계는 △2019년 2876억원 △2020년 3472억원 △2021년 3956억원 △2022년 4547억원 △2023년 5768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순이익이 쌓이며 이익잉여금이 우상향 한 것이 성장의 토대가 됐다. 작년 말 기준 삼양식품의 이익잉여금은 522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김정수 부회장(당시 사장)을 포함해 임직원이 1243명 수준에 불과했던 삼양식품은 유통업 대표 수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작년 말 기준 직원 수는 2083명으로 집계됐다.
성장에 따라 규모에 걸맞은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준수 항목으로 살펴보면 △전자투표 실시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 성(性)이 아님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경영 관련 중요 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등의 항목은 준수했다.
삼양식품은 상법상 감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자발적으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 1명과, 회계 전문가 2인으로 구성돼 회계 감사 업무를 전문성 있게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 배당과 소유와 분리 관련 지표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삼양식품은 2013년부터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22년에는 중간 배당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명시적으로 수립하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배당의 규모는 재무구조의 안전성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규모, 적정 수준의 현금 확보 원칙을 우선 달성한 후에 여건을 감안해 결정하는 기조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 예측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삼양식품도 규정 변화에 발맞춰 배당기준일 2주 전 공고를 통해 주주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절창를 정립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김정수 부회장이 이사회에 포함되면서 성(性) 다양성 요건은 만족했지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김 부회장은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의 부인으로 창업주 고(故) 전중윤 전 회장의 며느리다. 불닭볶음면 시리즈 개발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매운맛 볶음밥을 파는 식당에서 매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불닭볶음면 개발을 주문했고 서양에서 제품이 히트하며 현재의 성공 신화를 써낸 장본인이다.
삼양식품은 사업의 확장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의사결정을 진행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았다. 회사의 사업과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상근직이자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은 분리하지 않았지만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현재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사회 및 이사회 내 위원회에서 사외이사의 발언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향후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및 집행임원제도 도입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최고경영자(CEO) 승계 정책과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다. 위험 관리 등 내부통제정책 등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승계 정책은 최근 규정을 만든 상태다. 2024년 5월 7일 진행된 이사회를 통해 규정을 마련하고 최고경영자 유고시의 경영 공백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오너 3세인 전병우 상무 중심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은 되나 보고서 공시일 기준으로 아직 후보군을 선정한 것은 아니다. 향후 후보선정, 후보군 교육 등에 대해 내부적인 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측은 "올해 처음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하게 됐다"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신뢰를 쌓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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