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셀의 첫 '국산 CAR-T' 도전]분명한 강점과 한계, 그럼에도 국산 CAR-T가 필요한 이유①킴리아 등 빅파마 4곳 상업화, 국산의 경우 제조·유통 시간 절반 단축
임정요 기자공개 2024-06-12 14: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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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원료로 쓰며 1년여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가 있지만 1회 5억원에 육박하는 고가약으로 전세계서 7400억원 규모로 팔리는 준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 한국의 작은 바이오텍 큐로셀이 도전장을 냈고 국내 첫 CAR-T 치료제 상업화에 임박했다.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에 현지 제조 공급이라는 강점을 내세운다. 한국의 첫 CAR-T 치료제, 큐로셀의 첫 성과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08: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AR-T 치료제가 전세계 시장에서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게끔 하는 새로운 기전. 해외에서도 상용화 허가를 받은 업체는 4곳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산 CAR-T 치료제의 등장은 한국 바이오 기술력을 대표하는 사례가 된다. 직원수 100여명의 작은 한국 회사, 큐로셀이 상업화에 근접해가고 있다.최초의 CAR-T 치료제가 시장에 등장한지 어느덧 8년. 쌓여가는 '리얼월드데이터'를 토대로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큐로셀의 도전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국산'으로 단축시킨 제조기간과 '개선'된 약효 때문이다.
◇'오톨로거스'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한계, 그럼에도 '무게감'
CAR-T 치료제의 개화는 2017년 8월 노바티스사의 '킴리아'가 최초 FDA 허가를 받으며 시작됐다. 채 10년이 되지 않은 신생 치료제 영역이다.
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노바티스, 길리어드, BMS, 존슨앤드존슨 등 빅파마 4곳만 상용화된 CAR-T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각 사마다 허가받은 치료제의 처방시점을 앞당기거나 대상 적응증을 확대시키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AR-T 치료제는 그 위상도 높지만 한계점 또한 분명하다. 암환자 중 90%가 '고형암'에 해당하지만 CAR-T 치료제는 다발골수종, B세포 림프종, 백혈병 등 '혈액암'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자가유래(Autologous)' 치료제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해 유전자조작 가공을 거쳐 치료제를 생산한다. 한시가 급한 재발성 말기암 환자에게 제공해야하는데 제조기간만 2주~한달가량 걸린다.
공정과정이 복잡해 1회 투여에 수억원대로 초고가지만 모두에게 효과가 좋은 것도 아니다. 사이토카인 방출 신드롬(CRS)과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가증(HLH)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CAR-T 치료제에 시장의 아쉬움이 드리운 배경이다.
그럼에도 국산 CAR-T 치료제의 필요성은 꾸준히 강조됐다. 첨단바이오의약품에 있어 제약자주국이 되기 위해서라는 명분 외에도 더 이상 기존 치료제가 듣지 않는 재발성, 불응성 혈액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빅파마들도 CAR-T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FDA가 CAR-T 치료제의 대상적응증과 처방시점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얀센의 '카빅티'의 경우 앞서 네 종류의 항암치료에 불응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5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지만 올 4월 FDA가 다발골수종 대상 2차 치료제로 새 허가를 내주면서 시장성이 확대됐다.
신규 플레이어들도 속속 추가될 전망이다. 미국의 오톨루스테라퓨틱스 등이 연말까지 신규 CAR-T 치료제의 FDA 허가를 취득한다는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CAR-T 치료제 시장은 2024년 기준 46억 달러(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연평균 11.4%로 성장해 2035년에는 152억 달러(약 2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큐로셀, 창업 10년 만의 '신약' 결실…자체 GMP 시설로 승부
기대감과 필요성, 한계와 경쟁이 분명한 CAR-T 치료제 시장에 국내선 큐로셀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2016년 설립 이후 10년차인 2025년 첫 CAR-T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 바이오 시장에서 큐로셀과 마찬가지로 CAR-T를 연구하고 있는 곳 중 가장 근접한 기업은 앱클론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과제 지원을 받아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설립일 기준으로는 앱클론이 먼저였지만 큐로셀이 발 빠르게 임상에 진입해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외 후발업체로 박셀바이오, 티카로스, 마루테라퓨틱스 등 바이오텍이 각각의 강점을 강조한 CAR-T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다. 제약회사 중에서는 지씨셀이 대표적으로 CAR-T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가장 앞선 큐로셀의 경우엔 기존 CAR-T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해줄 여러 장치를 설정하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우선 CAR-T 치료제에 면역관문억제제의 역할까지 더해주는 독자적 OVIS 플랫폼 기술로 약의 효능을 끌어올렸다.
가장 먼저 재발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적응증을 대상으로 우수한 임상 2상 데이터를 최근 발표했다. 신속허가 절차를 통해 2025년 하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일 치료제의 다른 적응증인 성인 대상으로는 2027년 출시가 목표다. 제품명은 잠정적으로 '안발셀'로 불리고 있다.
안발셀은 향후 다발성골수종(MM) 등 혈액암 적응증을 추가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동물효력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CAR-T 치료제에 제기된 여러 의문점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일례로 건강한 공여자에서 확보한 면역T세포를 대량생산하는 '동종유래(Allogenic)' CAR-T 치료제를 연구 중이다. 동물효력시험 단계로 초기지만 이를 통해 T세포 유래 림프종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고형암 CAR-T 치료제도 동물효력시험을 진행 중이다. 전립선암, 폐암 ,유방암, 간암, 위암, 자궁경부암 등이 연구 대상이다.
특히 큐로셀은 제조 및 유통기간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는다. 자체 GMP 시설을 갖춰 국내서 16일 만에 맞춤형 CAR-T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해당 GMP 제조소에 41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3월 말 기준 5개의 제조실을 완성했고 142억원을 추가 투자해 5개를 더 추가할 계획이다.
앞서 국내 허가받은 노바티스의 킴리아(2021년 3월)과 얀센의 카빅티(2023년 3월)는 국내 환자의 혈액을 추출해 미국에 소재한 GMP 제조소에서 치료제를 생산해야 한다. 길게는 한달의 기간이 소요된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연내 GMP 제조소 밸리데이션을 완료하고 내년 제품출시를 통해 국내 환자에게 빠른 공급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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