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CJ 맞손 승부수]삼각편대 이후 다이렉트 동맹, '왜 지금인가'③이커머스-물류 시너지 기대, FI 찾는 SSG닷컴 '사업효율화' 필요
변세영 기자공개 2024-06-12 07:49:33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은 2021년 네이버와 지분 교환으로 혈맹을 맺었고 3년 후인 2024년 CJ그룹과 맞손을 잡는 승부수를 띄웠다. 2021년에는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CJ그룹 '삼각편대'라면 이번에는 유통 대기업 간 직접 사업제휴를 맺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거대 식품제조·물류와 상품 채널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이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신세계와 CJ의 사업전략과 청사진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통 1위 기업 신세계그룹과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CJ그룹이 성장동력을 키우고자 손을 잡았다. CJ와 신세계가 각각 2020년, 2021년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단행한 이후 이뤄진 대규모 협력이다. 당시 신세계와 CJ는 우회적으로 삼각편대가 구축된 상황이었다.3년이 지난 지금, 신세계그룹은 적자를 지속하는 SSG닷컴에 메스를 대고자 하는 니즈가 큰 상황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물류사업을 효율화해 턴어라운드를 도모하고자 한 취지다. CJ그룹은 CJ대한통운의 물동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어 양사의 이해관계가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 핵심 사업군인 이커머스-물류 동맹 '주목'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이날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 전방위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이커머스-물류 역량이다. 신세계그룹 내 G마켓이 CJ대한통운의 ‘오네(0-NE)’ 서비스를 도입해 내일도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빠르면 7월부터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는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SSG닷컴 사업도 대대적인 재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기고 물류비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훗날 물류센터를 CJ그룹에 매각하는 방안까지 넓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SSG닷컴은 물류비용을 절감해 그로서리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CJ대한통운 물류 물량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021년 삼자연합 이어 2024년 직접 동맹, 양사 '윈윈'
CJ그룹은 앞서 네이버와 2020년 10월 6000억원 규모의 주식교환을 실시했다. K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이커머스 혁신을 위한 풀필먼트 사업 공동추진 등을 핵심으로 포괄적 사업제휴를 맺기 위한 취지였다. 이를 위해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각각 1500억원, CJ대한통운이 3000억원의 주식을 네이버 주식과 맞바꿨다.
이듬해 신세계·이마트도 2021년 3월 네이버와 사업제휴를 체결했다. 커머스, 멤버십, 상생 등 측면에서 협력하려는 목적이다. 당시 이마트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각각 15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네이버에 넘기는 대가로 네이버 주식을 받았다. 이후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은 소상공인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이마트가 입점하는 등 협력을 이어 왔다. 네이버를 사이에 두고 우회적으로 삼자연합을 구축한 것이다.
다만 당시에는 간접적인 삼자연합이었던 만큼 CJ와 신세계의 연결고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 사업제휴를 통해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의 다이렉트 연합전선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우선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SSG닷컴 사업구조를 효율화하는 데 조력자가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SG닷컴은 지난해(2023년) 물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역성장하며 성장세가 꺾였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적자만 37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기기로 확정하며 신규 FI 탐색에 분주한 상황이다. 대한통운을 활용해 SSG닷컴 사업을 재편하며 신규 투자 유치 매력도를 높이고자 한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CJ그룹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CJ대한통운이 입는 수혜가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역직구’ 물량을 전담 받으면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 CJ대한통운은 미국과 일본 물류기업과 수출 통관부터 포워딩, 현지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연결하는 역직구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합전선의 핵심은 이커머스와 물류다"면서 "신세계 입장에서는 이커머스 재편 니즈가 큰데, 그런 측면에서 대한통운이 꼭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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