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네트워크 보안' 엑스게이트, 양자컴퓨터 상용 기대감[특징주]기존 암호체계 무력화시 '양자내성암호' 활용 불가피
이종현 기자공개 2024-06-11 15:08:4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네트워크 보안 기업 엑스게이트가 11일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엑스게이트는 10일 오전 개장 직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전일 대비 19% 이상 증가했으나 오전 11시 50분 기준 전일 대비 6.7%가량 상승한 517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시간 기준 거래량은 497만76382만주다.
엑스게이트의 주가는 4월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4월 1일 종가 6350원에서 6월 3일 4800원으로 두 달 새 1550원 하락했다.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은 지난 5일부터다. 3거래일 연속 소폭 상승한 데 이어 이날 장중 한때 5770원으로 치솟았다.
하락세를 멈춘 것은 외국인 투자자 덕분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총 3만1044주를 사들였다. 6월 3일 0.03%였던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일 0.14%로 0.11포인트(p) 상승했다. 동일 기간 기관의 순매매량은 0이다.
◇Public Announcement
엑스게이트는 2011년 설립한 보안 솔루션 기업이다. 주력 분야는 네트워크 보안으로 가상사설망(VPN)과 통합위협관리(UTM), 침입방지시스템(IPS) 등 솔루션을 개발 및 판매한다. 핵심 제품은 VPN으로 국내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한다. 방화벽(28%), 보안관제(20%) 등 사업이 뒤를 잇는다.
VPN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인터넷과 달리 별도의 사설 네트워크를 만들 때 사용하는 통신 시스템이다. 기업이나 은행, 정부기관 군 등 해당 조직에서만 사용 가능한 사내망인 인트라넷이 대표적이다. 네트워크로 오가는 데이터에 암호화를 적용해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탈취 등에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한국전력공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NGF리테일, 육군 등이 엑스게이트의 주요 고객이다.
주력 사업인 네트워크 보안을 토대로 엑스게이트는 홈네트워크 및 양자내성암호(PQC) 보안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등과 함께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탑재한 Q-VPN 상용화를 마친 상태다. 3월에는 SKT를 주축으로 하는 양자 사업 협력 네트워크인 '퀀텀 얼라이언스'에도 참여했다.
사업은 순항 중이다. 엑스게이트는 1분기 매출액 77억원, 영업이익 1억원, 당기순이익 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8.9%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대비 이익률이 낮은 것은 4분기에 매출 및 이익이 집중되는 보안 산업의 특성 탓이다. 엑스게이트는 지난해 매출액 428억원, 영업이익 41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합병비용으로 56억원이 발생하면서 일시적으로 줄었다. 상장 당시 목표치로 내세운 매출액 405억원은 초과 달성했다.
최근에는 기술지원센터장인 김태균 이사가 퇴임하면서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이 공시됐다. 김태균 이사는 1978년생으로 엑스게이트에 근무한 지 12년이 된 인물이다. 엑스게이트 설립 이전 주갑수 대표와 김태화 부사장이 창업했던 넥스지 출신으로, 넥스지에서의 재직기간까지 더한다면 20년 이상 연을 이어왔다. 총 3만2500주를 처분했고 처분일(6월 4일) 종가 기준(4640원) 1억원 상당이다.
◇Peer Group
엑스게이트는 포털 사이트 증권 섹션에서 소프트웨어(SW)로 분류돼 있다. 하드웨어(HW)인 네트워크 보안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국내·외 거래처로부터 서버를 매입 후 자체 개발한 VPN과 방화벽 등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해 납품하는 방식을 취하는 만큼 사실상 SW 기업으로 여겨진다.
엑스게이트는 상장 당시 동종기업으로 안랩, 윈스, 오픈베이스, 휴네시온, 지니언스 등을 꼽았다. 이 중 오픈베이스는 타사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 기업이고 휴네시온과 지니언스는 세부 영역이 달라 경쟁 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안랩과 윈스, 시큐아이(비상장)가 주요 경쟁사다.
안랩은 전일 대비 0.6% 상승한 6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6199억원 수준이다. 다만 안랩은 백신 프로그램 'v3'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보안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보안 사업을 펼치고 있어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윈스는 전일 대비 1.54% 오른 1만38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892억원 수준이다. 상장사 중 엑스게이트와 가장 사업 모델이 유사한데, 엑스게이트가 VPN 점유율 1위라면 윈스는 IPS 점유율 1위다.
◇Shareholder Status
엑스게이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32.99%를 보유한 정보기술(IT) 인프라 기업인 가비아다. 2대주주는 지분 21.54%를 보유한 가비아의 자회사 케이아이엔엑스(KINX)다. 가비아가 자사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6년 인수했다.
3대주주는 공동 창업자인 주갑수 대표와 김태화 부사장이다. 주 대표와 김 부사장이 각각 지분 7.05%를 보유했다. 그들은 2001년 넥스지의 창업 때부터 함께한 사이다. 2010년 넥스지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자 함께 지분을 매각, 엑스게이트를 설립했다.
가비아와 KINX, 주 대표, 김 부사장 등은 합병상장일을 기준으로 3년간의 보호예수가 걸려 있다. 보호예수 지분을 제외한 거래 가능 지분은 전체 주식의 31.47%다.
◇IR Comment
주가 반등은 주력 사업인 네트워크 보안보다는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양자 보안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IR을 담당하는 강명진 사업관리부 상무는 주가 상승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특별한 일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서 상온 양자컴퓨터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해당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닐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엑스게이트가 KRISS의 연구에 참여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모든 암호체계가 무력화돼 해킹될 수 있고, 이걸 막으려면 양자암호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양자 보안기술을 개발해 온 저희를 주목한 것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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