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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선명해진 '정책금융기관'으로의 색채 강석훈 산은 회장 취임 2주년…구조조정 대신 산업육성·지역개발에 방점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11 17:44:1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산은의 역할 재정립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A4용지 18페이지에 달하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는 지난 소회를 밝힌 두 문단가량을 제외하면 기업구조조정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 기업 구조조정 중추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날 밝힌 '산은의 중점 추진과제'에도 구조조정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1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지원 계획과 지역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빼곡하게 담겼다. 산은을 기업구조조정 중추보다 산업금융정책 R&D센터이자 싱크탱크로 기능시키겠다는 것이다.

◇중점 추진과제에서 사라진 '기업구조조정'

강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산은의 중점 추진과제로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 경제성장 △중동과의 글로벌 투자협력 △산업금융 수행을 위한 자본확충을 언급했다.


지난 1주년 간담회를 비롯해 그간 산은의 과제로 삼아왔던 기업구조조정 관련 내용은 향후 과제로 꼽지 않았다. 이날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은 대우조선해양 및 쌍용차 등 구조조정 기업 경영정상화 발판 마련, 신속하고 질서있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언급한 두 문단이 전부였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HMM과 KDB생명 매각,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대해 "협의된 바 없다. 매각 계획이 없다" 등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현재 시계제로인 딜의 진행 상황과도 관련이 있겠으나 구체적인 비전과 청사진을 제시했던 1주년 간담회와는 대조적인 태도다.

기업구조조정 대신 강 회장이 힘줘 말한 부문은 정책금융이다. 특히 그는 "남은 임기 동안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첨단전략산업 지원 강화와 부·울·경 중심의 남부권 경제성장 지원, 중동 투자협력 확대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첨단전략산업 육성 및 지역개발에 역량 집중

앞서 정부는 반도체 지원과 관련, 산은 출자를 통해 17조원의 자금공급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산은은 제조시설, 팹리스, 후공정, 반도체 장비 등 반도체 산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국고채 금리 수준의 파격적인 저리 대출을 할 수 있도록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 프로그램 신설을 준비 중이다.

강 회장은 "정부 출자 이전에라도 자체적인 반도체 초격차 지원 프로그램을 3년간 15조원 규모로 운영하며 금리 우대 폭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문명사적 전환기에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 지원 강화를 위한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은 10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 지원 계힉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첨단전략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민간기업은 2027년까지 첨단산업에 550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계획했다. 산은이 3년간 제조업 설비투자액의 18.4%를 공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550조원 중 100조원가량을 분담하게 된다.

강 회장은 "산은이 550원 이상의 설비투자 중 100조원 규모의 정책 자금을 공급한다면 전산업에 걸쳐 8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연간 3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14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 34조원의 부가가치는 지난해 명목 GDP의 1.5%, 14만명의 고용 효과는 지난해 총고용의 0.7%에 달하는 수치다.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서는 "산은법 개정 전이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영·호남 지역 혁신생태계 구축과 녹색금융을 총괄하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산하에 '호남권투자금융센터'를 비롯해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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