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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50억 조달' 육일씨엔에쓰, 신사업 에듀테크 '힘싣기'컴버스테크 115억 인수, 양사 시너지 '반신반의'

조영갑 기자공개 2024-06-24 08:55:02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화유리(커버글라스) 제조사 육일씨엔에쓰가 신사업으로 '에듀테크'를 낙점했다. 중국 제조사들과의 단가 경쟁에서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본업은 장기적으로 정리 수순에 돌입하고, 신규 사업을 띄워 전사적 리빌딩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육일씨엔에쓰는 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 50억원을 조달한다. 7월 말 기발행 2회차 CB의 만료일을 앞두고, 재차 전환사채 카드를 꺼낸 모양새다. 2회차 CB가 운전자본 조달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타법인 출자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CB의 조건은 나쁘지 않다.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 수준에 전환가액도 현재 주가수준보다 높은 2601원이다. 여기에 콜옵션도 43%나 설정돼 있다. 다만 현재 기업가치가 매우 낮게 형성돼 있어 50억원을 조달함에도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보통주 전환시 192만2337주, 총 주식수 대비 14.43%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리픽싱을 거치면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

콜옵션 대상자를 미리 설정한 것을 감안하면 향후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최대주주인 구자옥 대표(20%), 레몬나무홀딩스(12%), 주식회사 포앤포(6%), 남선화(1%), 신우현(1%), 이정옥(0.5%) 등이 콜옵션 물량을 배정 받았다. 향후 주가 부양의 가능성도 감지된다.

해당 CB는 타법인 인수의 대용납입 용도로 발행된다. 육일씨엔에쓰는 에듀테크 기업인 '컴버스테크'를 115억원에 인수한다. CB 50억원 어치를 컴버스테크의 대주주인 이돈원 대표(37억원)와 이정균 씨(13억원)에게 발행하고, 컴버스테크의 주식을 받는다. 총 인수대금은 115억원이다. 계약 당일인 18일 계약금 11억5000만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잔금은 7월 10일 지급한다. 대용납입용 CB 50억원 어치를 제외한 54억원은 자기자본으로 충당한다. 잔금이 모두 지급되면 육일씨엔에쓰는 컴버스테크의 지분 92.93%를 쥐게 된다.

컴버스테크는 이른바 인터렉티브 화이트 보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전자칠판, 전자교탁, 영상정보 디스플레이, 가상 체육 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교육 현장에 제공한다. 2021년에는 AI 사물인터넷 기술을 토대로 스마트 화재감지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에듀테크 섹터에서 우수한 업력을 자랑한다. 이돈원 대표가 대주주(75.24%)다. 이 대표는 이번 거래로 93억원 가량의 현금을 쥐게 된다.


육일씨엔에쓰는 컴버스테크 인수로 전사적인 체질 개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육일씨엔에쓰의 주사업인 커버글라스, 강화유리 사업은 해마다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과의 단가 경쟁에서 밀려 판로를 찾지 못한 탓이다. 2021년 매출액 309억원, 영업손실 113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 역시 매출액 332억원,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비용구조 개선으로 290억원의 매출과 9억원의 이익을 냈다. 당좌비율 172.40%, 유보율 323.25% 수준으로 현금여력도 충분치 않다.

반면 컴버스테크는 2021년 매출액 194억원, 순이익 10억원, 2022년 매출액 301억원, 순이익 10억원, 지난해 매출액 303억원, 순이익 15억원 등 성장 일로를 걷고 있다. 모회사가 될 육일씨엔에쓰보다 매출액 볼륨이 더 크다. 순이익도 일정하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육일씨엔에쓰의 지분법이익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량한 기업을 경제적으로 인수했다는 평가다.

다만 완전히 이종사업이기 때문에 양사의 '케미'가 발휘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돈원 대표가 계속 경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제조업과 테크사의 논리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융화가 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커버글라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육일씨엔에쓰는 과거 커버글라스 업계에서 존재감이 상당했으나 최근 중국 업체들 품질력이 올라온데다 워낙 공격적으로 영업하다보니 단가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상황"이라면서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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