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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IBK벤처투자/thebell interview] 조효승 대표 "딥테크 방점, 차별화된 투자 역량 입증"⑥톱다운·팔로우온 투자 방식 선호…"조직 안정 후 업계서 인정받겠다" 포부

이기정 기자공개 2024-06-26 09:12:41

[편집자주]

국내 은행계열 벤처캐피탈(VC)의 마지막 주자 IBK벤처투자가 출항에 나섰다. 출범은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조금 늦은 편이지만, 국책은행 계열 VC라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IBK벤처투자는 초기 스타트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지원해 중소기업은행 계열사로서 정체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중후기 투자에도 적극 나서 수익성까지 챙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액셀러레이터(AC)부터 대형 VC까지 다양한 우군과 파트너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IBK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뒷배 덕분에 펀드레이징도 순항하고 있다. 더벨이 IBK벤처투자의 탄생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축적해 온 스타트업 투자 및 육성 인프라는 IBK벤처투자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중소기업은행 자회사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하우스만의 고유 색을 찾겠다. 특히, 딥테크 투자 스페셜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IBK벤처투자 본사에서 더벨과 만난 조효승 대표(사진)는 향후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IBK기업은행이 보유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4월 출범식을 진행한 IBK벤처투자는 최근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에 돌입했다. 조 대표는 직접 컨소시엄(Co-GP) 파트너와 출자자(LP)들을 만나러 다니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아직 초기인 만큼 세부적인 회사 운영 전략은 미완성형이다. 다만 '딥테크'라는 큰 틀에서 투자에 나서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

◇벤처캐피탈부터 증권사, PE까지 30년 경력…역동성 넘치는 VC '컴백'

1965년생인 조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당시 삼성그룹 소속이었던 한솔제지에서 국내투자, 해외투자 M&A 등을 담당했다.

2004년부터는 KT그룹 계열사였던 한림창업투자 대표를 역임했고 2006년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본부장으로 이직했다. 약 4년 동안 미래에셋증권에 몸담은 후 우리자산운용 PE본부장, SKS PE 전략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지난해 말 IBK벤처투자 대표로 선임됐다.

그간 경력을 돌아보면 넓은 의미에서 자본시장(capital market)에 줄곧 몸담아왔지만, 적확하게 보면 VC업계에 몸 담은 시간이 길지 않았다. 다만 역동적인 벤처 생태계에 언젠가 다시 꼭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는 조 대표가 IBK벤처투자에 합류한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이제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꼈다"라며 "사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하는게 가장 보람이 있을지 고민하다가 VC업계로 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벤처투자는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고, 사회의 미래와 꿈을 찾는 업종이라고 생각했다"며 "2000년대 초 VC업계에서 활동하던 시기는 아직 VC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 당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판단하기에 본인의 성격도 VC와 잘 맞는다고 여기고 있다. 그는 "평소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내용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며 "모험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VC업계가 딱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과 차별화 된 투자 스타일 구축 목표…하반기 투자 본격화

취임 약 반년을 맞이한 조 대표는 딥테크 투자를 우선적인 투자 방침으로 정했다. 기존 IBK기업은행에서 초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상당한 트랙레코드가 있는 만큼 IBK벤처투자는 보다 차별화된 섹터에 집중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후기딜에서도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조 대표는 "은행에서 이미 투자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IBK벤처투자는 디테일을 챙겨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딥테크 투자를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글로벌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서 후기 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초기 투자 쪽에 비중이 높다"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해 차별화된 투자 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투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펀딩이 마무리되면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현재 최소 2개 이상의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고 하반기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며 "꾸준하게 운용자산(AUM) 규모를 키울 생각이기에 투자 속도는 매년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안정 최우선 방점, 그룹 인프라 적극 활용

조 대표는 개인적으로 톱다운과 팔로우온 투자를 선호한다. 구체적으로 클럽딜을 진행하기는 하겠지만 최소한 50% 이상은 자체적으로 딜을 발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초기부터 투자를 시작해 기업이 성장을 마무리할 때까지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기술 트렌드와 산업의 성장성, 정책 동향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먼저 분석하고 이에 맞는 기업을 발굴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채용 과정에서 VC, 산업계, 금융계,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뽑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선에서 심사역으로 활동하기보다는 심사역들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30여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통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 안정적인 하우스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IBK금융그룹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스타트업이 창업을 하는 시점부터 성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일련의 과정을 IBK기업은행,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등에서 모두 도와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BK기업은행의 정체성 자체가 수익성만을 바라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다양한 기업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업계의 오랜 선배로서 IBK벤처투자가 수익성과 정책 목적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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