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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기업은행 정책금융 '방향타' 보여주는 변천사①송해 통해 편견 타파…이정재 내세워 중소기업 종합금융그룹 시동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26 12:43:16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1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브랜드 전략은 시중은행과 구분된다. 은행의 성장뿐 아니라 경제,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다. 시대별 광고모델의 변천사에 맞춰 기업은행의 비전과 경영전략 방향을 확인해 보면 당시 정책금융의 방향성도 가늠이 가능하다.

기업은행의 광고모델을 통한 메시지에는 국책은행으로서의 고민이 반영돼 있다. 최근에는 5년 주기로 광고모델이 방송인 고 송해, 이정재, 이제훈 순으로 바뀌었다. 기업은행이 이들을 통해 담아낸 메시지도 국민 모두의 은행, 동반자, 혁신금융 등으로 변화해 왔다.

◇'기업만의 은행' 편견 깬 송해

기업은행이 송해를 광고모델로 발탁한 시기는 2012년이다. 당시 기업은행은 장기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수익창출 역량을 강화하던 시기로 원활한 정책금융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것을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삼았다.

이런 전략방향을 이루기 위해 기업은행은 국민 모두의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력투구하던 기업고객 영업을 넘어 개인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나 기업은행 이름에서 비롯된 편견을 어떻게 벗어나느냐가 문제였다.


대중들의 머릿속엔 이미 '기업하고만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인식이 단단히 자리 잡은 상태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고안한 방안이 친근한 이미지의 송해를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송해 기용은 1961년 기업은행 설립 이후 50여 년간 풀지 못했던 '대중화'의 마중물이 됐다.

"IBK기업은행,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입니다"라는 송해의 친근하고도 담백한 내레이션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이른바 '송해 효과'를 가져왔다. 이 덕에 기업은행은 중장년층,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당시 기업은행이 송해와 함께 제작한 '국민 모두의 은행' 광고는 '은행광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최초상기도(Top Of Mind)와 비보조 상기도(Brand Recognition)에서 각각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광고메시지 전달 측면에서도 '국민 모두의 은행, 누구나 이용' 등의 단어가 연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송해 효과는 실적 증가로도 이어졌다. 특히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리고,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는 광고 슬로건이 알려지면서 예금증대로 이어졌다. 광고 시작 후 예금은 세달 만에 900억원, 6개월만에 1219억원이 증가했다. 송해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5년간 개인 고객 수는 1100만명에서 15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동반자금융 내세워 SME 중심 종합금융그룹 시동

기업은행과 송해의 동행은 김도진 전 은행장 체제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김 전 행장은 홍보를 아우르는 전략기획 그룹장으로 3년간 송해와 광고를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스마트하고 앞서가는 은행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취임 2개월 만에 결단을 내렸다.

새 인물로는 배우 이정재가 낙점됐다. 당시 기업은행은 모델 교체와 함께 경영철학으로 '강하고 탄탄한 은행, 변화와 혁신하는 은행'을 설정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비전 및 전략으로는 중소기업(SME)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견인하기 위해 새롭게 정의한 동반자금융에 따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금융 파트너, IBK'를 내걸었다.

동반자금융은 중소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해소해 주는 은행의 새로운 역할을 의미한다. 이런 비전 및 전략은 2020년까지 중소기업 중심의 종합금융그룹 기반을 완성하고 2020년 후 아시아 지역의 중소기업 지원 최고 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지향점의 일환으로 설정됐다.

기업은행은 이정재를 내세워 동반자금융을 알렸다. 이정재로의 광고모델 교체는 은행의 역할 변모 전환점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주는 전환점이었던 셈이다. 스마트한 이미지의 이정재는 광고 영상에서 '누군가의 동반자가 되려면 은행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동반자 IBK의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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