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자산관리 마케팅 새 지평 연 이영애의 'KB골드앤와이즈'④폐쇄적인 PB 서비스에 '대중 마케팅' 첫 도입…소매금융 기반 성장 전략 고려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21 07:51:41
[편집자주]
'피겨퀸' 김연아, '국가대표' 손흥민, '국민여동생' 아이유까지. 금융회사는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자사 브랜드 대표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전 국민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연령·성별 불문 호감도가 높아야 하고 그룹 지향점과도 일맥상통해야 한다. 금융 서비스별 모델 면면에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도 숨어있다. 일류 모델들의 각축장이 된 금융권의 사별 브랜드 전략을 해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KB 골드앤와이즈(GOLD&WISE)'를 프리미엄 브랜드 '더 퍼스트(the First)'로 리뉴얼하면서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했다. 유명 배우가 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사실이 홍보에 활용되긴 했어도 브랜드 광고 전면에 나서는 건 금융권 통념을 깨는 일이다. 자산관리를 고액자산가에게 은밀하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여기던 기존 마케팅 문법과 차이가 있다.정체된 자산관리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면 브랜드 대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모델을 내세워 다소 추상적인 자산관리 브랜드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소매금융 고객층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키우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이영애의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브랜드에 녹여내고 있다.
◇추상적인 자산관리 브랜드…모델 내세워 이미지 구체화
KB국민은행은 2022년 10월 20년 간 유지해 온 자산관리 브랜드 KB골드앤와이즈를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로 개편하는 동시에 이영애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KB국민은행이 자산관리 광고 모델을 별도로 기용한 첫 사례다.

은행권은 별도의 자산관리 브랜드를 론칭해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왔다. KB국민은행은 골드앤와이즈, 신한은행은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하나은행은 '클럽원(Club1)', 우리은행은 '투체어스(Two Chairs)'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다소 추상적인 브랜드를 내세우는 관행이 자리잡은 건 자산관리를 고액자산가의 전유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고액자산가 고객이 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가 널리 알려지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하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오히려 대중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브랜드를 내세워야 고액자산가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는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자산관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을 내세우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유명 모델에게 자산관리 서비스 광고는 부담으로 여겨졌다. 금융권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금융상품 부실 사고에 휘말릴 수 있는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일반 대중에 비해 큰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상시적으로 노출하는 것도 득 될 게 없다는 견해가 보편적이었다.
국내 금융권에서 자산관리 서비스가 제공된 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 친화적인 브랜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자산 규모가 고액자산가에 미치지 못하는 소매금융 고객도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넘어 고급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다. 특히 KB국민은행은 고액자산가 고객보단 리테일 고객층이 두터운 금융회사로 브랜드 대중성을 강화해야 신규 고객 유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정체된 자산관리 시장, 신규 고객 유입 유도
이영애를 내세운 브랜드 전략은 신규 고객 유치에 힘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브랜드 고급화를 통해 전통적으로 자산관리에 강한 경쟁사 이용 고객을 뺏어온다는 구상이다. 예금 규모는 상당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산관리를 하지 않던 자행 리테일 고객에게 서비스 존재를 알리고 이용을 유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른 은행도 KB국민은행의 자산관리 브랜드 전략을 추종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배우 김희애를 자산관리 브랜드 투체어스 전속 모델로 선정해 KB국민은행의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하나은행은 가수 임영웅을 자산관리 서비스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자산관리 분야 마케팅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셈이다.
자산관리 시장 정체도 은행권의 브랜드 재정립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한 포트폴리오 중심 자산관리는 은행권 숙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투자자문업은 증권사를 중심으로 허용되고 있다. 은행은 증권사와 복합점포를 내는 방법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실정이다. 자산관리 영업 강화가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브랜드 전략을 돌파구로 삼으려 한 것이다.
올 상반기 발생한 홍콩H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도 금융권의 자산관리 브랜드 중요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ELS와 같은 고난도, 고위험 금융상품을 리테일 영업점이 아닌 고액자산가 관리에 특화된 PB센터에서만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도화된 포트폴리오 관리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판매를 위해서도 자산관리 브랜드 인지도와 대중성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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