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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원자재 부담에 캐즘까지' 새빗켐, 부진 탈출 '언제쯤'광물가 차손 역래깅 영향

조영갑 기자공개 2024-07-15 09:39: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13: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폐배터리 소재 리싸이클링 전문기업 새빗켐의 주가는 언제쯤 반등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간헐적으로 거래량이 몰리면서 주가가 꿈틀대고 있지만, 2022년 코스닥 상장 이후의 상승세는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 8월 코스닥에 상장한 새빗켐은 당시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2차전지 메이커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기대주로 꼽힌 종목입니다. 공모 첫날부터 '따상(2배 상승)'을 기록하면서 대어로서의 기대감을 높였으나 물량 출회 이후 수급의 밸런스를 찾지 못하면서 주가가 부진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진폭은 있었습니다.

상장 후 현재까지의 주가 흐름을 보면 전형적인 '반짝 공모주'의 양태를 보이고 있군요. 상장 후 곧바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다가 물량 출회에 따른 급락을 보인 후 회복세를 찾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2023년 1분기 리싸이클링에 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주가가 다시 올랐지만,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M자 그래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2023년 3월 이후 락업 해제된 물량이 출회되면서 다시 주가가 부침을 거듭해 우하향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올해 4월 18일 상장 이래 최저점인 4만1600원을 찍었습니다. 공모가(3만5000원)를 상단을 유지하고 있는 걸 다행이라고 봐야 할까요?

시가총액은 현재 2180억원 수준입니다. 2022년 8월 말 18만4800원의 고점 대비 약 5분의 1토막이 났군요. 당시 기세(9200억원)로는 당장 1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주식과 기업가치는 모를 일입니다.

업계에서는 시장 선도기업의 외로움에 빗대기도 합니다. 아직 폐배터리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고, 대량 배출 시점도 도래하지 않은 탓에 리싸이클링 선도기업인 새빗켐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잠재력은 무궁하지만, 시장 환경이 아직은 미성숙 상태라는 분석입니다.



◇Industry & Event

새빗켐은 2001년 박민규 대표가 설립했습니다. 당시 이름은 동양케미스트리였군요. 본점 소재지는 경북 김천입니다. 김천 지역의 흔치 않은 상장사 중 하나입니다. 설립자인 박 대표는 라이프주택개발, 태평양금속, 코오롱글로텍 환경안전관리인을 지낸 환경안전 부문 전문가입니다. 폐금속 처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리싸이클링 사업을 구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2차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까지는 폐수처리 약품과 전자산업 역상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영위해왔습니다. 2005년 11월 사명을 새빗켐으로 바꾸고 2011년 8월부터 2차전지 재활용 연구개발(R&D)을 본격화했습니다. 2018년 5월 공장을 증축하고 2020년 3월 전구체 복합액 상업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전구체 복합액이 핵심 제품 중 하나입니다. 폐기되는 폐전지, 양극재 공정 불량품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해 제조하고 있습니다. 원재료는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 양극재 제조업체에서 조달한 불량 양극활물질입니다.

액상 침출 공정을 거쳐 니켈-코발트-망간 순으로 메탈을 회수하고 고객사 규격에 맞춘 튜닝 작업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납품합니다. 최근 한국전구체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외형 확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국제 원재료 가격과 캐즘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매출액 460억원, 영업손실 49억원으로 부진했습니다.

정책적으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배터리 전 주기 이력관리 시스템 △폐배터리 성능평가 도입 △재생원료 인증제 △폐배터리 장착 제품에 대한 안전 검사 의무화 △관련 정책위원회 신설 등의 정책을 발표했죠. 연내 국회 법안상정까지 마친다는 방침입니다.

연한을 다한 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최대한 재활용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새빗켐 같은 리싸이클링 선도기업들은 정면 수혜를 받을 전망입니다. 11일 주가 상승(+3%)도 이런 연유로 보입니다.



◇Market View

가장 최근인 6월 26일 한국투자증권에서 새빗켐에 대한 리포트를 발행했군요. 최근 주가 흐름을 반영한 듯 'IPO 기업 업데이트: 묵묵히 가야할 길을 걷고 있다'고 제목을 썼습니다. 묵묵히 가야할 길, 외롭지만 거쳐야 할 '고난의 행군'이란 뜻일까요? 목표 주가나 투자 의견은 따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리포트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메탈 가격의 하락이 지속됨에 따라 높은 단가의 장기재고 리스크를 방어 차원에서 재고 소진하면서 단기적인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지난해 실적을 축약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투자증권은 "재고자산 소모와 이에 따른 역래깅 효과 완화를 통해 2024년 실적 정상화를 예상했지만, 주요 광물의 부진한 시세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에도 전년과 유사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라고 적었습니다. 올해도 업황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을 거라는 얘깁니다. 향후 가동률이 회복되는 구간에서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거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역래깅은 비싼 가격에 원자재를 매입했다가 가격이 하락하면 판매 시 손실을 입는 현상을 뜻합니다. EV 캐즘 국면이 해소돼야 원자재 시장 역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Keyman & Comments

새빗켐의 명실상부한 키맨은 박민규 대표입니다. 다만, 최근 시장의 이목은 2세인 박용진 이사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박 이사는 올해 33세로 새빗켐의 경영본부장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아직 부친의 지분이 21% 가량 남아 있기 때문에 승계가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사전 증여로 상당 부분 축이 넘어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박 이사는 2016년 아주대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응용화학 석사를 이수했습니다. 가업을 이어 받기 위한 준비를 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박 대표는 IPO 전인 2020년 8월 아들인 박용진 이사(경영본부장)에게 100만주의 주식을 증여하는 등 지분승계를 단행했었죠. 상장 이후나 사후 승계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평가됩니다. 1991년 생인 박 이사는 새빗켐의 개인 최대주주(21.38%)입니다. 부친 박 대표는 21.3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상장 이후 증여 이익에 대한 과세평가죠. 증여 당시 주당 5000원 수준에 불과하던 주가가 현재가 기준으로 4만4000원 가량 뛰면서 박 이사가 장기 연납해야 할 증여세도 크게 늘어난 형국입니다. 정확한 액수를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박 이사는 약 17만주 가량을 담보로 설정하고 94억원을 대출했습니다. 증여세 납부 용도로 보입니다. 주가가 오를수록 증여세 과세평가액이 뛰는 만큼 주가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새빗켐 내부의 의견을 청취할 순 없었지만, 새빗켐은 최근 정부의 폐배터리 정책 발표와 관련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투자자 소통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기업가치 제고에도 신경쓰겠다는 방침입니다.

올해 새빗켐에 합류한 김현우 IR 파트장은 "정부의 리싸이클 관련 정책이나 인프라 구축, 투자 진흥책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발표한) 배터리 전 주기 이력관리 시스템이 법안 통과된다면 새빗켐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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