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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리밸런싱]반도체 밸류체인 합류, IPO 향한 새 목표 설정③김형근 사장 "AI·환경 인프라 조성, 유관 산업에서도 성과" 강조, 'EPC 플랜트·SK테스' 물망

신상윤 기자공개 2024-07-22 08:07:56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가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건설에 더해 환경과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실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동원할 수 있는 신사업이 절실하다. 특히 리밸런싱에 돌입한 SK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더벨은 리밸런싱에 돌입한 SK에코플랜트의 전략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리밸런싱과 맞물려 SK에코플랜트는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인수한다. SK가 캐시카우로 키우던 산업가스 및 반도체 유통 기업이다. IPO를 향한 SK에코플랜트 성장 전략에 이번 사업 결합은 재무적 부담을 덜고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 등을 해결할 묘수란 평가다.

남은 과제는 하나다. SK에코플랜트 리밸런싱이 단순 사업 결합을 넘어 시너지를 창출하고 나아가 IPO 관문을 넘는 데 도움이 되느냐다. 이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과 함께 SK그룹 리밸런싱 이후의 투자 및 경영 전략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근 사장 "반도체 유관 사업 성과 낼 것", IPO 향한 새로운 목표 설정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사진)은 지난 15일 대표 취임 후 첫 메시지를 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SK그룹이 집중하는 AI 시대 대응 및 환경 분야 투자 드라이브에 맞춘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반도체 유관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IPO를 향한 SK에코플랜트의 새로운 목표가 설정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SK에코플랜트를 위한 SK그룹 리밸런싱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았던 만큼 반도체 유관 산업의 의미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주사 SK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에 붙이기로 하면서 김 사장의 메시지가 주는 의미는 선명해졌다.

홍콩에 본사를 둔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한 반도체를 DRAM이나 NAND Flash Memory로 가공해 판매한다. 홍콩과 대만, 중국 등에서 연간 8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영업이익도 7~8%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올해 1분기엔 매출액 2541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 20.7%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에센코어를 통해 SK에코플랜트가 낼 수 있는 시너지는 무엇일까. SK에코플랜트는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둠으로써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의 하단인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SK에코플랜트가 2022년 4월 인수한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 전문기업 'SK테스(옛 TES)'와 접점도 기대된다.

SK테스는 폐기된 IT 및 데이터센터 장비를 수거해 폐기하는 서비스(ITAD)를 비롯해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의 사업을 펴고 있다. 200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돼 20년 가까이 미국과 영국, 독일뿐 아니라 중화권 등 전 세계 23개국, 46개 거점에 관련 시설을 구축했다.

환경업의 고부가 가치인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 시장은 최근 원재료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테스가 필요한 원재료를 에센코어의 반도체 제품 유통망으로 연계한다면 EPC 플랜트 사업을 비롯해 수익 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가스'로 반도체 접점 확대, CCUS 시장도 거론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할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도 김 사장이 강조한 반도체 유관 산업과 접점을 만들 수 있다.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는 공기 중에서 질소와 산소, 아르곤을 분리 및 압축하는 기술(ASU)로 고순도 산업가스를 생산한다.

생산된 고순도 산업가스는 반도체 및 석유화학, 2차전지 등 다양한 제조업에 원료로 쓰인다.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대기 중의 공기를 활용하는 만큼 원재료가 쓰이지 않아 수익성이 25~30%로 높은 편이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전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는 생산한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때 오프 사이트(Off-site) 플랜트 및 배관을 구축한다. 여기에 SK에코플랜트가 관련 플랜트 사업에 참여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와 거래가 없었던 만큼 자회사 편입으로 반도체 밸류체인에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는 SK그룹의 SK하이닉스와 SK에너지, SK실트론 등을 주요 고객사로 장기 고정거래 계약을 맺고 있어 사업성이 안정적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고순도 산업가스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이 추진하는 2030년 탄소 배출 2억톤 감축 목표와 맞물려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와 접점을 마련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CCUS) 기술 등이 거론된다. SK에코플랜트는 소각 폐기물 관련 자회사를 통해 CCUS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SK머티리얼스에어플러스의 산업가스 공정 내 탄소 배출 감축 등에 협업할 수도 있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의 자회사 편입은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IPO에 추가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회사 편입으로 매출액 10조원이 넘는 외형을 달성하는 SK에코플랜트는 수익성 개선 기대감과 더불어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또 다른 접점을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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