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CM(부채자본시장)과 ECM(주식자본시장)의 세일즈 포인트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 발행 측면에서 SK온에 흑자 계열사를 붙이는 건 긍정적이지만 IPO(기업공개) 관점에선 고민거리가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SK그룹 리밸런싱을 바라 본 글로벌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의 평이다. 최근 SK그룹은 IPO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SK온과 SK에코플랜트에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자회사를 합병시키기로 했다.
이렇게 합쳐진 회사는 공통점이 있다. 확실한 캡티브(Captive) 수요가 뒷받침된다. SK온에 합쳐진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49조원의 매출 중 23조원이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같은 계열사에서 발생했다. SK에코플랜트와 합병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지난해 25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중 80%가 그룹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가 최대 고객이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 SK온과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한 SK에코플랜트가 전혀 다른 기업을 붙인 이유는 간단하다. 신사업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기 때문이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된 뒤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SK에코플랜트는 M&A(인수·합병)로 키운 친환경 에비타(EBITDA)가 기대에 못 미친다. 결국 그룹 차원에서 이종 산업을 붙여서라도 실적 안정성을 키우기로 한 셈이다.
실적이 탄탄한 자회사와 합병인 만큼 물론 우호적인 시선이 많다. 다만 두 회사의 IPO 전략 역시 탄탄대로를 달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IB업계의 시선이다. SK온과 SK에코플랜트는 각각 ‘전기차’와 ‘친환경’이란 에퀴티 스토리(Equity Story)를 앞세워 1~2년 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그런데 이제 기업 성격이 바뀌었으니 똑같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냐는 물음표다.
가뜩이나 프리IPO 때 형성된 재무적투자자(FI)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소다. SK온은 지난해 22조원, SK에코플랜트는 2년 전 4조원 수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다. FI와 약속한 IPO 데드라인이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 가량 남은 현 시점에서 이 가치가 기준점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SK온과 SK에코플랜트가 남은 시간까지 해야 할 일은 설득력 있는 에퀴티 스토리를 새로 쓰는 것이다. SK온은 합병으로 리튬이나 니켈 같은 광물 트레이딩 신규 진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역시 반도체 폐기물 사업 시너지와 산업용 가스 설비 시공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이종 산업을 왜 합쳤냐는 질문을 향후 상장 도전 시 높아진 기업가치로 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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