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블랙아웃 수혜주]가비아, M&A로 키운 멀티 클라우드 경쟁력CSP이자 MSP 역할 동시 수행, 자체보안 관제서비스 '눈길'
이종현 기자공개 2024-08-01 08:50:09
[편집자주]
마이크로소프트(MS) IT 블랙아웃 파장이 길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비 차원에서 멀티 클라우드 사용과 함께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와 보안 체계에 대한 재검토를 권고하는 분위기다. 클라우드 기업(CSP)과 운영관리 사업자(MSP)를 중심으로 코스닥 IT 기업들도 반사이익을 누릴 여지가 커졌다. 더벨은 기업들의 IT 전략 수정에 따라 사업기회를 맞이하게 된 주요 코스닥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S발 IT 블랙아웃 수혜주로는 국내 가비아가 꼽힌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인 동시에 운영관리 사업자(MSP)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어서다. 블랙아웃을 해결하려면 멀티 클라우드 사용이 불가피한데, 가비아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가비아는 도메인을 비롯해 호스팅,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그룹웨어, 보안 등 다방면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IT 기업이다. 1998년 설립된 벤처 1세대 기업으로 2005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사업 초기 도메인과 호스팅에 주력하면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웠다. 가비아의 핵심 매출원 중 하나인 KINX를 포함해 보안 기업인 엑스게이트 등이 주요 M&A 사례다.
가비아를 포함해 연결 자회사로 묶인 KINX, 에스피소프트, 그리고 에스피소프트와 합병을 추진 중인 유호스트 등이 공동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KINX와 에스피소프트는 가비아 보유 지분율이 각각 36.3%, 46%로 50% 하회한다. 이사회 구성 등 실질 지배력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판단돼 연결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비아의 경우 클라우드 인프라(IaaS)인 'g클라우드'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다. IaaS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IT 인프라를 가상화한 상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서비스형 플랫폼(P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구분되는 클라우드 중 가장 핵심으로 여겨진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크게 민간과 공공으로 구분된다. 민간 시장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MS 애저(Azure), 구글클라우드, 오라클 등 해외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공공 클라우드의 경우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받은 기업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해외 기업들은 인증을 받지 않아 국내 기업의 무대로 통한다.
네이버, KT, NHN, 카카오,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CSP 시장에서 가비아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기준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는 42%인 KT클라우드다. 가비아는 NHN클라우드와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점유율 12.5%로 4위다. 후발주자인 삼성SDS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보다도 높다.
KINX는 인터넷 연동(IX)과 데이터센터를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를 구현하도록 하는 '클라우드허브'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AWS, MS, 구글클라우드, 오라클,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둔 기업들에 더해 해외 기업과도 연동 가능하다.
에스피소프트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만 클라우드가 핵심 비즈니스인 다른 관계사와 달리 MS의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를 공급하는 SPLA(Service Provider License Agreement) 사업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클라우드 운영관리 기업(MSP)인 유호스트를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클라우드 사업에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비아는 각 관계사의 특징을 살려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자체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를 비롯해 AWS, MS 애저, 온프레미스 서비스 등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제공한다. 이에 더해 자체 보안관제와 MSP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민간 시장에서의 성장도 기대된다. 주축이 되는 서비스는 AWS 등에 두더라도 문제 발생 시 보험 성격으로 이중화를 구성할 때는 가비아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가비아 관계자도 "시스템 가용성과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멀티 클라우드 수요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가 핵심 사업인 몇 안 되는 상장사 중 하나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네이버, KT, NHN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 모두 여러 사업 분야 중 하나로 클라우드를 추진하고 있다. 3사 모두 클라우드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지만 기업공개(IPO)를 한 곳은 없다.
사업은 순항 중이다. 가비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6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가비아와 KINX의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12%씩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이익률은 16.2%에 달한다
지난 1분기에는 매출액 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성장했다. 쇼핑몰·홈페이지 제작 사업을 하는 가비아CNS가 전년 대비 22% 역성장해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가비아와 KINX는 4%, 7%의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가비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기에 CSP가 나서서 해결했지만, 통상 클라우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면 CSP는 개입하지 않는다"며 "이와 달리 가비아는 자체 보안 관제 서비스도 제공하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측면 덕분에 이번 사태로 인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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