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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창업자 기일에도 못모인 오너가, 결국 법적분쟁 불가피2일 기일 '모녀-형제' 각자 추모, 주주제안 거부 시 대응방안 검토 '법적절차' 예고

정새임 기자공개 2024-08-08 10:01:5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미약품그룹 모녀의 3자 연대가 한미사이언스에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권이 법적 다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주제안을 기점으로 3자 연대와 형제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선대회장 고(故) 임성기 회장의 추모식도 따로 진행할 만큼 갈등의 골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 모습이다. 여기에 오너가 주변의 다수 투자기관까지 이해관계로 얽히며 실타래가 복잡해졌다.

◇주총 소집청구권 거부 어려워…이사회 거절 시 법적 판단

신 회장과 한미약품그룹 모녀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으로 구성된 대주주 연합은 지주사 장악을 위해 지난달 19일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선임 의결 안건을 상정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2명에서 늘리는 정관변경(1호)과 신규 이사 3인 선임(2호)이 주요 골자다.

상법상 주주제안을 받으면 이사들은 이를 검토하고 지체없이 즉각 이사회 소집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사회가 최소한의 시일만에 가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관련 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주주 연합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를 제기한 다음날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는 주주제안이 검토되지 않았다. 해당 이사회는 결산보고를 위한 정기 이사회로 이미 소집 통보가 끝난 상태여서 해당 안건을 다룰 수 없었다. 주주제안 안건을 다루는 이사회를 별도로 소집하기로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소집 시 1일 전까지 통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이르면 이번주에도 이사회를 열 수 있다. 아직 내부적으로 이사회 개최일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송 회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신유철 사외이사가 맡고 있어 이사회 소집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빠르게 이사회 일정이 잡히지 않는 건 임시주총을 대비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가 열린다고 해서 주주제안이 무조건 받아들여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이사회는 소집 이유가 정당하지 않다면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임시주총에 상정하고자 하는 목적사항은 법령과 정관에 정해진 주주총회 권한에 속한 사항이어야 하며 이에 어긋날 경우에도 소집청구를 거절할 수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 회장 측 인사 4명, 임종윤·종훈 사장 측 인사 5명인데 이 구도를 7대 5로 뒤집겠다는 목적이어서 충분히 거절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임시주총 소집을 막는 건 어려워 보인다. 그간의 판례를 보면 임시주총 소집 청구권은 법률상 요건을 충족시킬 경우 그 권리를 폭넓게 허용해주고 있다.

이사회가 소집청구를 거절하거나 상당기간 지체하면 주주는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결정을 구할 수 있다. 법원은 과거 판례에서 '소수주주의 임시주총 청구권은 예외적으로 소집허가신청이 법률상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닌 한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권리남용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서도 주주의 권리행사는 상당부분 이익추구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투자기관 이해관계 얽히며 요원해진 갈등 봉합

주주제안을 두고 극적 화합보다는 법적 가능성이 더 무게가 실리는 건 모녀와 형제 간 의 갈등이 더이상 봉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주주 연합이 주주제안을 제기한 직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놨다. 표면적으로는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서 소액주주에게 한미약품그룹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그림이었지만 3자 연합의 행보에 반대하고 임종윤 사장이 추진하는 해외투자 유치를 찬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임주현 부회장이 임종윤 사장을 상대로 낸 가압류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돼 갈등은 더 격화됐다. 임주현 부회장은 3월 임종윤 사장에게 빌려준 돈 266억원을 반환하라는 소송과 가압류 신청을 냈다. 가압류된 재산은 임종윤 사장 소유의 한미사이언스 주식과 토지 등이다. 이번 결정으로 본안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압류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다.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창업주 임 회장의 기일인 이달 2일에도 가족들은 한 자리에 모이지 않았다. 모녀와 형제가 각자 따로 추모식을 진행했다. 특히 김포에 임 회장의 추모 기념관을 개관하고 첫 기일이었다는 점에 더욱 의미가 실렸지만 장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너가와 얽힌 사모펀드들의 물밑 싸움도 치열하다. 관련된 곳을 추려보면 모녀 경영자문을 맡은 라데팡스파트너스, 형제 측과 경영권 매각 협상을 벌여왔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오너가와 환매조건부 계약을 맺은 사모대출 전문 하우스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 등이 있다. 이들의 이해관계까지 더해지면서 갈등이 더욱 복잡해진 양상이다.

형제는 조만간 소액주주를 만나 해외 투자유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어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주현 부회장은 소액주주들과 만남을 통해 해외 투자의 부당함을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향후 임시주총이 열릴 것을 대비한 여론전과 표심잡기로 해석된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가 소액주주 대표단과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임종훈 대표가 공개적으로 3자 연합을 비판하고 나선 이후 더벨과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앞으로는 법적 절차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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