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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삼양그룹 바이오는 지금]기존사업 파생 벌크업 전략, 넥스트 신사업 '미용과 CDMO'④생분해성 고분자 필러 개발, 캐시카우 구축 후 R&D 강화 선순환 구축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09 09:36:08

[편집자주]

삼양그룹이 의약사업을 한 건 100년 역사 속 무려 30여년이나 된다. 그만큼 오랜시간 중요하게 추진하던 사업이지만 유통 및 화학사업에 가려져 존재감은 미미했다. 하지만 신성장 동력이라는 명분 하에 확장전략이 분명해지면서 업계도 주목한다. 미용성형, 위탁개발생산(CDMO)부터 신약개발 영역까지 도전장을 내민 삼양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의약바이오 분야에서 삼양그룹의 확장본능은 현재 진행형이다. 궁극적으로 신약을 지향점으로 두고는 있지만 기존 사업에서 해볼만한 사업을 찾는 데에도 열중하고 있다. 봉합사와 항암제 사업을 이을 넥스트 스텝은 '미용 그리고 위탁개발생산(CDMO)'이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아이디어다. 이렇게 창출한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그림이다.

◇주력 사업서 파생한 새 먹거리, 제 2의 도약기 발판

삼양그룹은 봉합사와 항암제로 의약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지 30여년간 각 분야 1위 입지라는 괄목할 성과를 만들어냈다. 봉합원사 글로벌 1위, 국내 파클리탁셀 제제 시장 1위. 이제 신사업을 통해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새롭게 낙점한 사업은 미용과 CDMO다. 각각 봉합사와 항암제 사업에서 파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학섬유에서 봉합사로, 제당에서 항암제로 기존 사업에서 가지를 뻗어나가는 전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셈이다.

미용성형 사업은 봉합사를 통해 쌓은 생분해성 물질 연구 역량이 바탕이 됐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리프팅 실 '크로키', 생분해성 고분자 필러 '라풀렌'이 대표 제품이다.

CDMO 사업의 경우 세포독성항암제 분야를 타깃한다. 자체 세포독성항암제를 개발한 경험을 보유한 데다 국내서 유일하게 한국, 일본, 유럽 당국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한 세포독성항암제 생산시설도 보유 중이다. 이런 역량을 CDMO 분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기술력 기반 차별화, 고급 시장 개척…궁극적 목표 신약개발

신사업의 전략은 프리미엄화다.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고마진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보단 글로벌 진출에 방점을 뒀다는 점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2022년 출시한 안면 성형용 필러 라풀렌을 보면 의료용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인 폴리카프로락톤(PCL)을 주성분으로 해 지속시간을 최대 2년 이상으로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가장 흔히 쓰이는 히알루론산(HA) 필러보다 지속 기간이 2배 이상 길다. 자체 특허 기술을 적용해 이물감이 적고 자연스러운 볼륨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양그룹이 개발한 생분해성 고분자 필러 '라풀렌' 사진.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이 품목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필러 매출은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닌 걸로 보인다. 다만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시장인 데다 기존 제품 대비 수익성도 높다는 데 주목된다.

전체 필러 시장에서 PCL 등 고분자 필러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성장 여력이 많다는 의미다. 평균적으로 PCL 필러 가격이 HA 필러보다 높게 형성돼 있기도 하다. 현재 PCL 필러를 공급하는 업체는 삼양홀딩스가 유일하다.

해외 진출국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라풀렌은 작년 인도네시아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현지에서 출시했다. 중국의 의료기기 및 에스테틱 전문 업체 항저우 이신텐트와 수출 관련 파트너십 계약도 맺었다. 현재 중남미, 동남아 등 다수 국가와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이다.

세포독성항암제 CDMO는 국내와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GMP 획득이나 의약품 허가 과정 및 규제가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가들이다. 저가 공세로 위협하는 중국이나 인도 기업과는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고품질 CDMO로 차별화를 꾀했다.

삼양그룹은 연간 90만 바이알 규모 생산능력을 가진 대전 의약공장을 액상주사제, 동결건조주사제를 포함해 총 5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전용 공장으로 증설하는 작업을 올 초 마무리했다.


CDMO 사업 확대 기반이 갖춰진 데 따라 본격적으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수한 품질을 앞세워 해외 거래처를 지속해서 확장한다. 국내와 유럽, 일본 시장에서 다진 입지를 기반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부터 미국 지역까지 CDMO 시장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새 먹거리로 캐시카우 기반을 삼양그룹의 꿈은 훨씬 크고 원대하다. 기존 사업과 신사업으로 창출한 수익을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 궁극적으로는 자체 약물전달시스템(DDS)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의 강점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라며 "이런 기술력과 포트폴리오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R&D로 강화되고 확장함으로써 의료기기, 항암제, 약물전달체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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