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에코프로 이동채, 회장 아닌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이유는 9개월 조기 출소로 빠른 회장 복귀는 부담 컸을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9-12 07:21:3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0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의 이동채 전 회장(사진)이 지난달 중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지 약 3주 만에 복귀했다. 그가 에코프로그룹의 최대주주인 점을 고려하면 예견된 수순이다. 그러나 복귀 자리는 회장이 아닌 상임고문이었다. 이번 특사로 9개월가량 일찍 출소해 곧장 회장직에 오르는 데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이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달 15일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지 3주 만이자 2022년 3월 주식 내부 거래, 화재 사건 등으로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지 2년 반 만에 새 직책을 얻은 셈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은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11억원 넘는 주식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다만 그의 혐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라 취업제한과는 무관해 경영 복귀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에코프로의 지분 18.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언제 경영복귀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은 지위다. 책임경영, 주주가치 제고 등 지배구조 평가에 있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복귀할 자리로 상임고문을 택한 건 회장으로 직행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이번 특사로 9개월의 형기를 감면받았다. 최소한 조기 출소로 얻은 기간 만큼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에코프로그룹은 대내외 시선을 고려해 이 전 회장의 복귀 시점에 대해 함구해왔다.

그러나 이 전 회장 입장에서 '에코프로 최대주주', '전 회장'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경영활동을 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그는 지난달 출소 직후부터 정상적으로 출퇴근해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상임고문은 이사회 의결만으로 오를 수 있는 자리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하려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해야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재계 일각에선 이 전 회장의 회장직 복귀 또한 시간 문제라고 본다. 현재 대외적으로 '전 회장'이라고 불리는 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을 회사에서 오래 보고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충북오창 본사에서 중국 전구체 제조사인 GEM의 허개회 회장을 만나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출소 후 첫 공식 행보다. 니켈 제련을 맡을 계열사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다.

이 전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에코프로그룹은 전기차 산업의 캐즘 여파로 실적 성장세가 꺾였다. 에코프로의 매출은 작년 1분기 2조644억원에서 매분기 줄어 올 2분기엔 86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82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54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에코프로그룹은 양극재 생산을 맡고 있는 핵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 확충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 중 확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에코프로그룹이 투자 속도조절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회장은 당장 배터리 산업에 드리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