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1500억 자본확충…메리츠캐피탈 지원 여파 기업금융 위험 익스포져도 확대…직접공모로 신종자본증권 발행
백승룡 기자공개 2024-09-19 15:16:58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6: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6월 메리츠캐피탈의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낮아진 상태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자본성 증권 발행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다. 최근에는 기업대출 등으로 위험 익스포져가 늘면서 자본적정성 관리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신용평가사 개선 권고 수준까지 낮아진 자본적정성 지표…기업금융 익스포져도 늘어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이달 25일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는 30년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증권이다. 7년 뒤인 오는 2031년 9월 콜옵션(조기상환권)이 예정돼 있다. 이자율은 연 5.8%로 고정됐다. 별도 주관사 없이 직접공모 방식을 택했다. 청약 결과에 따라 최대 18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메리츠증권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배경은 지난 6월 완전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을 지원하면서 낮아진 자본적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당시 메리츠캐피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여신 규모가 커 요주의 이하 자산비율이 치솟자, 메리츠증권의 출자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메리츠증권은 같은달 대출참가계약을 통해 메리츠캐피탈의 3000억원대 부동산 PF 대출채권도 매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메리츠증권의 위험 익스포져가 늘어 자본적정성이 저하됐다는 점이다. 대표적 자본적정성 지표로 쓰이는 NCR은 지난해 말 1588.9%에서 올 상반기 말 1136.4%로 낮아졌다. 특히 신용평가사들이 자본적정성 지표로 선호하는 ‘조정 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지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같은기간 조정 NCR은 175%에서 157%로 낮아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조정 NCR 지표가 150% 미만일 경우 개선을 권고한다.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도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메리츠증권의 등급 하향검토요인으로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 100%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분기 말 102.4%를 나타내면서 하향 트리거를 터치했지만, 2분기 말 91.9%로 낮춘 상황이다. 추가적인 우발부채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면 자본 확충을 통해 버퍼를 쌓아놓는 게 필요했던 셈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메리츠캐피탈을 지원하는 시점부터 자본 확충의 필요성은 커진 상황”이라며 “하반기 들어서도 메리츠증권이 기업대출 등으로 위험 익스포져가 꾸준히 쌓이고 있어 3분기 결산 전에 자본을 쌓고 가려는 취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첫 공모 방식 신종자본증권…금리 ‘5.8%’ 고정, 주관사 없이 직접공모
이번 메리츠증권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처음으로 공모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9년 12월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첫 신종자본증권을 필두로 △2020년 1월(500억원) △2021년 5월(2950억원) △2021년 10월(1500억원) △2022년 6월(1500억원) △2024년 3월(1900억원) 등 앞서 총 6차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모두 사모 방식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 공모조달에 나서면서도 수요예측을 거치는 총액인수 대신 직접공모 방식을 택했다. 인수단을 두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발행일까지 청약금액이 모집액(1500억원)에 못 미칠 경우 청약금액만큼만 발행할 예정이다. 반면 청약금액이 모집액을 웃돌면 1800억원까지 발행액을 늘린다. 메리츠증권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으로, 이번 신종자본증권 등급은 A0다.
메리츠증권이 제시한 금리인 연 5.8%는 올해 하반기 금융회사 신종자본증권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다. 지난 7월 IBK투자증권이 발행한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연 5.7% 금리로 찍은 데 이어 △롯데카드(5.68%) △메리츠금융지주(5.1%) △한화생명보험(4.8%) △신한캐피탈(5.35%) 등 금융회사가 올 하반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메리츠증권의 콜옵션 시점을 고려해 7년 만기 회사채와 비교하면 A-(5.4~5.5%) 등급 회사채 대비 30bp(1bp=0.01%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원 메리츠’ 개편으로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자기자본 기준 7위(5조8783억원) 증권사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918억원이었다. 한국신용평가 집계에 따르면 연환산 총자산이익률(ROA)은 1.6%,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8%를 나타내고 있다. 판관비 대비 영업순수익을 나타내는 영업순수익 커버리지는 올 상반기 256.1%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대동, '레벨4 자율작업 트랙터' 기술개발 정부 과제 수주
- [한미 오너가 분쟁]결전의 임총 불참한 '오너가·신동국', 대리인·취재진만 가득
- [IPO 모니터]SK엔무브, 상장주관사 '미래·한국' 낙점
- [i-point]머큐리, 보급형 5G 와이파이 라우터 출시
- [i-point]감성코퍼레이션, '코스닥대상' 한국거래소 이사장상 수상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M&A 앞둔 지오릿에너지, 1000억 CB에 쏠리는 눈
- [i-point]노을 마이랩, 미 FDA 첫 제품 등록 완료
- [Company Watch]'1조 투자' LS전선, 재무건전성 약화? '무리 없다'
- 가온전선, '모회사 지원사격' 덕 성장세 탄력받나
- 정준 쏠리드 대표, 3년만에 주담대 '더 약해진 지배력'
백승룡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유증 계획 9월에 미리 세웠나...1년만기 사모채 '6개월 콜옵션'
- [LG CNS IPO]10조까지 치솟은 장외 시총…관건은 '실적 변동성'
- CJ대한통운 신종자본증권 발행조건 확정…증권사 7곳 참여
- [thebell note]WGBI와 '월클의 무게'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ROE·ROA 1위' 키움증권, 3개 분기 연속 2000억대 순익
- 메리츠증권, 비대면 고객 자산 1조 돌파…리테일 박차
- [IPO 모니터]SK엔무브, 6년전 상장 밸류 넘어설까
- 대한항공, 연간 1조 회사채 '빅이슈어'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