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대표 선임...메리츠그룹, '최희문 사단' 완결판 장원재·김종민 대표, 삼성증권 시절 최 부회장과 오랫동안 호흡
백승룡 기자공개 2024-07-24 07:52:23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의 각자대표로 김종민 부사장이 선임되면서 ‘최희문 사단’의 전면배치 구도가 완성됐다. 최희문 부회장을 필두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김종민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이사는 모두 2007~2008년 삼성증권 캐피털마켓(CM) 사업본부에서 ‘원 팀’으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최희문 부회장이 '픽'한 김종민 부사장,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로
메리츠증권은 22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김종민 메리츠금융지주겸 메리츠화재 부사장을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신임 대표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신속한 선임 절차를 밟은 것이다. 김 신임 대표는 지난해 말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된 장원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메리츠증권을 이끌게 됐다.
장 대표는 S&T와 리테일, 김 신임 대표는 IB와 관리 부문을 각각 나눠 맡는다. 메리츠증권의 양대 핵심 사업인 S&T 부문과 IB 부문을 책임경영 체제로 구축, 효율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침이다. 메리츠증권의 이익 기여도를 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4242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S&T 부문에서 1266억원(29.9%), IB 부문에서 927억원(21.9%)을 각각 기여했다.
IB 부문을 이끌게 된 김 신임 대표는 2014년 메리츠화재에 합류, 지난해까지 9년간 자산운용실장을 맡아 왔다. 지난해 기준 37조원에 달하는 메리츠화재 운용자산을 굴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기업 대출 등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결정해 온 만큼 메리츠증권의 IB 부문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최희문 그룹운용부문장(부회장)과 ‘원 메리츠’ 운용의 큰 틀을 그린 인물이기도 하다.
메리츠금융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최희문 메리츠증권 전 대표이사가 메리츠금융지주 그룹운용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두 명의 임원을 데려갔는데 그중 한 명이 김종민 부사장”이라며 “최 부회장이 믿고 맡기는 ‘그룹 운용에이스’”라고 전했다. 이어 “메리츠증권이 IB 무게중심을 부동산금융에서 기업대출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신임 대표가 운용의 전문성을 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장원재·김종민 각자대표, 17년 전 한솥밥 먹던 '구면'
메리츠증권이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최희문 부회장이 지난 2010년 메리츠증권(옛 메리츠종금증권)에 합류하면서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이듬해 합류한 김용범 부회장이 2012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최 부회장과 공동으로 메리츠증권을 이끈 바 있다. 각자대표 기간은 약 32개월이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1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최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13년간 메리츠증권 대표를 지냈다. 두 부회장은 지난해 말 나란히 메리츠금융지주로 이동했다.
흥미로운 점은 김용범·최희문 부회장, 장원재·김종민 대표이사 모두 삼성증권 출신이라는 공통 이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부회장은 이후 골드만삭스를 거쳐 2002년 삼성증권에 합류했고, 김 부회장은 CSFB 이후 삼성화재·삼성투신운용을 거쳐 2005년 삼성증권으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메리츠증권 합류 이전까지 삼성증권 캐피털마켓(CM) 사업본부에서 함께 근무했다.
현재 메리츠증권 각자대표를 맡게 된 장원재·김종민 대표이사도 삼성증권 CM사업본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최 부회장과 김 부회장이 삼성증권에서 함께 근무하던 2007년, CM사업본부 크레딧 애널리스트로 영입된 이가 김종민 신임 대표였다. 그는 삼성증권 FICC상품팀장 등을 거쳐 2014년 메리츠화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메리츠화재 최연소 임원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말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된 장원재 사장도 마찬가지로 2007년 CM사업본부에서 주식운용파트 부서장을 맡았다.
최희문 부회장을 필두로 삼성증권 CM사업본부를 구성했던 주역들이 현재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요 수뇌부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삼성증권 이력이 없는 경영자는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뿐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철저한 성과주의 조직문화가 자리 잡은 메리츠 내에서 오랜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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