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소부장 나비효과? SK하이닉스 납품처 이원화 행보 주목 HBM제조 핵심장비 'TC본더' 협력사 변화 양상…삼성전자·한미반도체 손 잡을까

김경태 기자공개 2024-10-30 13:04:23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SK하이닉스의 협력사 다변화 행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에 필수인 TC본더를 한미반도체로부터 공급받아왔는데 최근 한화정밀기계 등 다른 곳과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공급망 변화 추진이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관계가 끊긴 한미반도체가 서로 맞손을 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과거 분쟁으로 사이가 멀어졌지만 TC본더 공급과 관련한 소통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수급처 다변화, 한화정밀기계 양산장비 공급 '아직'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 제조용 TC본더 공급처 이원화에 나섰다. 그간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한미반도체 외에 한화정밀기계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공장이 있는 홍콩 장비사 ASMPT에서 납품받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3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을 추월하며 메모리 1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최대 기업으로 거듭난 곳이 협력사 다변화에 나서면서 반도체 소부장업계는 그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에서 받던 '퀄테스트'를 실패했다는 내용이 업계에 돌았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박이 이뤄지는 등 한차례 소동이 있었다.

당시 한화정밀기계는 "SK하이닉스에 테스트용 장비를 납품해 검증 진행 중"이라며 "현재 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발주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고객 관련 사안이라 별도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미반도체 듀얼 TC본더(출처: 홈페이지)

◇삼성전자·한미반도체, 장비 납품 관련 물밑 협의 지속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제조를 위한 공급망 다변화가 미칠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소부장 업체들이 고객사 확장에 너도 나도 나서는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독보적 기술을 가진 한미반도체가 납품처를 과연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외에 마이크론에도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한미반도체 장비를 활용해 만든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 추격에 나선 삼성전자가 한미반도체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SK하이닉스는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 공정을 사용한다. 반면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는 열압착-비전도성필름(TC-NCF) 공정을 적용한다. 한미반도체는 2개 공정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TC본더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는 과거 분쟁을 겪어 사이가 멀어졌다.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당시 세크론)가 자사 납품 장비를 무단으로 모방했다며 2011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양사의 관계는 그 뒤로 단절된 상태다.

하지만 HBM 제조를 위한 TC본더 공급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삼성전자도 한미반도체 손을 놓기가 어렵게 됐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기술적 한계를 갖고 있는 가운데 한미반도체가 독보적인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은 TC본더 납품과 관련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미팅을 이어오고 있다. 거래 구조 등에 관한 이견으로 아직까지는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양측은 협상이 아직 끝난 상태는 아니다.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가 협력 관계를 구축하게 되면 세메스 등 그룹 내 장비사들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도 다소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다. 기술적 우위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공급망 이원화도 이처럼 다양한 면들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