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킴리아 주역 모인 HLB의 베리스모, 'CAR-T'로 그리는 미래김병진 대표 “자금압박 없이 임상 진행 예상, KIR-CAR 획기적 성과 기대”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18 08:24:0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그룹의 최대 과제는 리보세라닙을 이을 차세대 핵심 파이프라인 구축이다. 연이은 투자로 신성장 동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투자는 단연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인수다.베리스모는 세계 최초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한 펜실베니아 대학(유펜)에서 스핀오프된 기업이다. 기존 CAR-T 치료제의 한계로 꼽히던 ‘T세포 탈진’을 극복한 KIR-CAR 플랫폼이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HLB그룹은 2021년부터 투자를 이어온 미국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기업 베리스모를 최근 HLB이노베이션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김병진(Bryan) 베리스모 대표(사진)를 HLB이노베이션 각자 대표로 선임하면서 힘도 실어줬다. 넥스트 리보세라닙 개발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 셈이다. 더벨은 김 대표가 HLB그룹의 품에서 그리는 CAR-T 혁신 로드맵에 대해 들어봤다.
◇첫 단추부터 HLB와 함께…“자금압박 없는 임상 진행 기대”
HLB그룹과 베리스모의 첫 만남은 베리스모가 유펜으로부터 스핀오프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LB그룹은 베리스모의 기술과 경영진을 믿고 1600만달러의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베리스모는 KIR-CAR 플랫폼의 라이선싱만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경영진은 화려했다. 김 대표는 킴리아 공동 개발자인 마이크 밀론 교수와 킴리아 최초 생산을 담당한 돈 시걸 교수와 함께 베리스모를 창업했다. CAR-T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칼 준 교수는 창업 초기부터 기술 및 임상개발 자문을 맡고 있다.
김 대표 역시 유펜 치과대학원 종신 임상교수로 커리어를 시작해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인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면서 국내외 바이오 스타트업 전문경영인으로 거듭났다. 국내에서는 VGX인터내셔널(현 진원생명과학)을 2008년 KOSPI 200에 진입시키며 이름을 떨쳤다.
베리스모는 밀론 교수와 2016년 유펜에서 창업한 ‘셀렉츄어(Cellecture)’ 시절부터 준비했다. 셀렉츄어에서 CAR-T 치료제의 표적항암기술과 말기환자 치료 효율성을 확인한 그는 밀론 교수가 개발한 KIR-CAR 플랫폼을 차세대 제일의 CAR-T 기술로 낙점했다.
김 대표는 “기존 CAR-T 치료제는 혈액암에서는 기적적인 결과를 생성하고 있지만 ‘T세포 탈진’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로 고형암에서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KIR-CAR 플랫폼은 기존 CAR-T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 기술로 T세포 탈진을 극소화시키면서 내구성을 올린 ‘넥스트 레벨’ 치료제”라고 말했다.
창업 후 3년, KIR-CAR 플랫폼에 기반한 베리스모의 주요 파이프라인 2개가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HLB그룹의 꾸준한 믿음과 투자가 주요한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속된 투자로 HLB그룹은 HLB, HLB제약, HLB이노베이션을 통틀어 베리스모의 지분 50%를 확보했다.
김 대표는 “2021년 시드 투자 후 HLB그룹과는 꾸준히 신뢰를 쌓아왔다”며 “베리스모가 BRV 캐피탈, 이그나이트 이노베이션, 동구바이오제약 등으로부터 시리즈A 펀딩을 진행할 때도 HLB그룹은 다시 한 번 믿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유펜, MD앤더슨 등 미국 주요 암병원에서 1상을 진행 중인 2개 파이프라인 외 KIR-CAR 플랫폼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전임상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HLB그룹과 함께 펀딩을 진행해 난치성 고형암과 재발성 혈액암과 같이 미충족 요구가 상당한 분야에서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 생성을 자금압박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T세포 탈진 극복 ‘KIR-CAR’…CAR-T 게임체인저 될까
베리스모의 핵심 기술인 KIR-CAR 플랫폼은 현존하는 CAR-T의 한계로 꼽히는 ‘T세포 탈진’ 현상을 극복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기존 CAR-T 치료제는 불안정한 구조로 항원이 감지되지 않았을 때도 T세포가 활성화 상태로 유지돼 T세포가 빠르게 탈진에 이르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T세포가 힘을 잃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KIR-CAR 플랫폼은 NK세포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KIR수용체를 활용해 항원이 감지되지 않을 때는 T세포가 활성화되지 않는 기전을 가진다. 기존 CAR과 달리 항원이 감지되기 전까지 T세포가 휴식하면서 탈진 속도를 늦춰 내구성을 높였다.
임상 1상에 진입한 베리스모의 두 파이프라인 △SynKIR-110 △SynKIR-310은 각각 고형암과 혈액암을 타깃한다. KIR-CAR 플랫폼에 기반해 재발성 및 불응성 적응증에 특화돼 있다.
특히 SynKIR-110의 경우 아직 상용화 CAR-T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고형암 파이프라인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난소암, 중피종, 담관암 등 다양한 고형암 적응증에서 과발현되는 항원 ‘메소텔린’을 타깃한다.
SynKIR-310은 킴리아 등 기존 상용화 CAR-T 치료제들이 타깃하는 혈액암 발현 항원 CD19를 타깃한다. 다만 임상 대상 환자군을 기존 CAR-T 투여 환자 중 재발 환자를 대상으로 제한해 미충족 수요를 노린다.
김 대표는 “CAR-T 치료 혈액암 환자 중 40~60%가 6개월에서 2년 내 재발을 경험하는데 만약 SynKIR-310이 임상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다면 즉각적으로 20억달러 규모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며 “CD19의 경우 악성B세포 질환에서 과발현되는 항원으로 자가면역 등 적응증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리스모는 이밖에도 KIR-CAR 플랫폼 기반 다양한 임상을 진행하면서 플랫폼의 장기적 지속력과 난치성 암 치료 효과를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HLB그룹 내 계열사와도 협업을 통해 플랫폼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17년 길리어드사이언스가 CAR-T 스타트업 카이트를 인수하고 BMS가 쎌진을 인수하면서 이 두 회사가 CAR-T 산업 전체 70% 이상 규모에 해당하는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며 “HLB그룹과 베리스모도 이와 같은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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