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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99위' 보미건설, 캠코 담보채로 유동성 숨통 운영자금 170억 조달 추진, 올해 3분기 700억 순유출 탓…캠코 '골드리즌빌' 담보 제공

신상윤 기자공개 2024-11-21 07:35:1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99위의 중견 건설사 '보미건설'이 둔화된 현금흐름을 보완하기 위해 차입에 나섰다. 신용평가를 받지 않은 보미건설은 이번 회사채에 대해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지급보증으로 안정성을 더했다. 창사 이래 처음 회사채 시장에 뛰어든 보미건설은 조달한 자금을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미건설은 총 170억원 규모 담보부 사채 발행에 나섰다. 삼성증권이 주관사이자 인수사로 나섰다. 만기는 3년이다. 보미건설은 올해 3분기 들어 급격히 둔화된 유동성에 모자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보미건설은 1988년 8월 김덕영 회장이 설립한 보미주택이 모태다. 1992년 2월 '보미'란 이름의 법인으로 전환한 뒤 보미종합건설을 거쳐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보미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2433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흑자 경영을 지속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99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경쟁력을 지녔다. 보미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22년도 7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3년도 97위로 다소 낮아졌다. 최근 3년간 보미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낮아졌지만 외형은 성장 중이다. 2021년 2120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22년 2351억원, 지난해 2433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건설사는 아니지만 '보미리즌빌'이란 자체 주택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상업건물로는 서울 성수동의 '골든트라이앵글'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자회사 보미엔지니어링을 통해 아프리카 케냐에서 국립과학기술연구원 공사를 수행하는 등 해외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침체된 건설업황을 보미건설도 피할 순 없었다. 올해 3분기 보미건설은 누적 매출액 1336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액이 2433억원임을 고려하면 올해는 전년도를 초과하는 실적 달성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감 확보도 녹록지 않다. 보미건설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가 3828억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 31%가량 줄어든 규모다. 올해 신규 수주금액이 2720억원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일감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원가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도 악화됐다. 보미건설 영업이익률은 2021년 5.4%에서 2022년 0.8%로 낮아진 데 이어 올해 3분기 0.1%에 그쳤다. 서울 노원역과 삼성동 오피스텔, 남양주 물류센터 등 공사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재무안정성도 훼손됐다. 보미건설은 지난해 말 76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보유했다. 하지만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말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은 160억원에 그친다. 올해 들어 128억원을 신규 차입했던 보미건설로선 3분기까지 700억원이 넘는 현금 순유출이 있었던 셈이다.
▲보미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담보로 제공한 인천 서구 당하동 '보미골드리즌빌' 전경. /출처:보미건설
보미건설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배경이다. 이와 관련 보미건설은 신용평가를 받지 않은 탓에 회사채 발행에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활용했다. 인천시 서구 당하동에 있는 '보미골드리즌빌' 1층 139개 호실이 담보다. 캠코가 해당 물건을 자산으로 보미건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지급보증을 제공하면서 신용평가사들은 'AAA' 등급을 줬다. 사실상 보미건설이 아닌 캠코의 신용도를 평가한 셈이다.

중견 건설사 보미건설은 창업주 김 회장이 202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올해 8월 사내이사로 경영에 복귀했다. 김 회장의 고교 동문이자 창립멤버인 김종배 대표이사가 보미건설 전문경영인으로 경영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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