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지금]역성장에도 공격적 판관비 집행, 수익성 '부담'①광고선전비 37% 증가, 소비심리 침체에도 마케팅 확대 '맞불'
변세영 기자공개 2024-11-28 07:29:13
[편집자주]
1세대 가전 양판점 사업자 전자랜드가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이커머스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가전구매 환경도 변화한 탓이다. 전자랜드는 유료 멤버십 모델을 신규 먹거리로 육성하는 동시에 재고 등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8년 만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실탄까지 확보한 상태다. 더벨은 전자랜드의 사업 현주소를 짚어보고 지배구조와 승계, 앞으로의 전망까지 폭 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랜드(법인명 에스와이에스리테일)는 2021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후 줄곧 외형과 수익성 모두 뒷걸음질 치고 있다. 설상가상 가전제품 교체주기 사이클이 통상 5~7년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외부 환경도 우호적이진 않은 상황이다.눈여겨 볼 점은 역성장 속에서도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광고선전비를 크게 증액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다만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경기불황 여파로 매출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면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양판점 타이틀, 소비심리 침체 외부환경 부정적
전자랜드는 1963년 서울전자유통으로 출범한 국내 최초 가전 양판점 사업자다. 업력만 무려 60여년에 이른다. 본격적으로 비즈니스가 빛을 발한 건 1980년대다. 1980년대 중반 서울시가 용산에 전자단지 조성을 계획하면서 1988년 국내 최초 전자기기 전문 양판점을 오픈하면서 부터다.
1990년대 국민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집집마다 가전 수요가 커지기 시작했다. 전자랜드는 한 곳에서 가전을 비교해 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았고 알짜 중견기업으로 거듭났다. 매장 수는 1997년 10개, 1999년 50개, 2011년 100개, 2021년에는 전국 140여 개까지 늘렸다.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전자랜드는 일찌감치 2002년부터 매출액이 5000억원대 달했다.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 5000억원대~6000억원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코로나로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소위 '집콕족'이 늘면서 전자랜드는 역대 최대 매출액인 9000억원에 근접했다. 2020년 매출액은 8504억원, 2021년에는 878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엔데믹과 맞물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가 줄면서 매출이 빠지기 시작했다. 통상 이사와 함께 가전제품을 바꾸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만큼 부동산 경기가 뼈아프게 작용했다. 2022 매출액은 7229억원, 2023년에는 5998억원으로 전년대비 1200억원가량 빠졌다. 매출규모 자체가 2000년대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인건비 졸라매는 한편 광고비는 증액, 판관비 대비 14% 차지
외형만큼 수익성도 고민거리다. 전자랜드는 2020년 영업이익 66억원에서 2021년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매년 불어나고 있다. 2022년에만 109억원, 2023년에는 228억원 적자를 봤다.
적자규모가 커진 데는 공격적인 판촉비 집행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랜드의 판매관리비 추이를 보면 전체 매출 대비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2.9%, 2021년 24.10%, 2022년 26.1%, 2023년에는 28.2%까지 늘어났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인건비는 도리어 줄었다. 인력재조정을 단행하면서 인건비 지출액은 2021년 480억원, 2022년 466억원, 2023년에는 359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급증했다. 전자랜드가 광고선전비로 집행한 금액은 2022년 177원에서 2023년 244억원으로 전년대비 37.8% 늘어났다. 소비불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판촉을 단행하며 맞불 작전을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전체 판관비에서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4.4%로 전년(9.3%)대비 5.1%p 높아졌다. 다만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경기불황 여파로 매출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랜드가 유료 멤버십을 확대하면서 그에 맞춰 초기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을 늘리며 판관비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자랜드는 연회비를 낸 고객을 대상으로 가전 등 500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콘셉트를 강화하고 있다. 가전양판업계 코스트코인 셈이다. 올해 말까지 전체 매장 중 40%를 유료회원제 매장으로 바꾸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양판점은 자체적으로 가전을 생산하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매입가와 판매가가 존재해 수익성을 높이기가 어려운 구조”라면서 “전자랜드의 경우 유료회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사업 경쟁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향후 어떻게 자리를 잡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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