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지넷, Road to IPO]'1200억 시총' 도전, 공모시장 위축 속 흥행 가능성은④규모 크지 않아 투자 매력도 높아…투심 악화와 타이트한 일정은 '변수'
이기정 기자공개 2024-11-27 08:35:49
[편집자주]
인슈어테크 기업 아이지넷이 기업공개(IPO)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신설한 사업모델 특례상장 트랙의 1호 상장사 타이틀 획득을 꾀하고 있다. 다만 대내외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정권 교체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또 앞서 상장에 도전했던 핀테크 기업들도 저마다의 이유로 상장을 철회한 상황이다. 아이지넷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보험대리점(GA)과 협업 △글로벌 진출 △자회사 외형 확대 등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더벨이 IPO 완주를 위한 아이지넷의 핵심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음달 공모 일정을 시작하는 아이지넷은 시장에서 최소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에 흥행할 경우 직전 투자 라운드 밸류에이션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기업가치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다만 아이지넷이 마주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부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상장한 기업(스팩, 우회상장 제외) 13곳 중 11곳이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만큼 분위기가 좋지 않다.
긍정적인 부분은 공모 시장에서 아이지넷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인 편이라는 것이다. 공모 규모가 크지 않아 무난한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흑자전환 높은 점수, 유통 물량도 30%로 합격점
아이지넷은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이후 이달초 승인을 받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6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시장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26일이다.
공모 희망밴드는 6000~7000원으로 공모주식수는 총 200만주다. 이 가운데 약 90%는 신주모집이며 10%는 구주매출 방식이다. 다만 구주매출은 모두 아이지넷이 보유한 자사주 물량으로 신주모집과 동일한 효과다. 공모금액과 예상 시가총액은 각각 120억~140억원, 1094억~1276억원이다.
공모 희망 밴드는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해 추산했다. 기준이 되는 실적은 2026년 추정 순이익(110억원)의 현재가치(67억원)다. 피어그룹인 쿠콘과 핑거의 올해 반기말 PER 평균 26.17%에 할인율 26.96~37.39%를 적용해 희망밴드를 산출했다.
아이지넷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도 아이지넷의 공모 밴드가 크게 고평가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 실적을 끌어오기는 했지만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해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크지 않고 사업모델 특례상장 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평가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전 투자 라운드 밸류에이션이 약 600억원 규모였는데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1200억원이라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후 유통물량도 30%로 많지 않아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 기업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비상장 기업인 시점부터 투자를 고려하고 있던 기관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어 좋은 성적표를 기록할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장 피로도 축적 우려…경쟁 기업 많아 외면 가능성도
IB업계에서는 투자 관점에서 아이지넷의 매력도는 높을 수 있지만 공모 흥행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먼저 공모주 시장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빛을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공모 일정이 타이트해 시장 관계자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한 13개 기업 가운데 첫 거래일 공모주보다 높은 주가로 거래를 마감한 기업은 더본코리아와 위츠가 유일하다. 나머지 기업들은 첫 거래일 공모가 대비 적게는 8%에서 최대 40%까지 주가가 하락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아이지넷과 비슷한 시점에 기업들의 공모 일정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아이지넷과 유사한 시기에 공모 일정에 돌입하는 기업은 5곳이 넘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상장에 나서는 기업들의 성적이 최근 대부분 좋지 않았다"며 "투심이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수요예측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현재 시점에서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 예비 기업의 IR이 몰리면 기관의 선택은 분산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공모주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피로도가 쌓여 포기하는 곳들도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상장예정일이 공모 흥행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이지넷의 상장 예정일이 12월 26일인데 투자를 하려면 펀드매니저들이 연말 휴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인 관점에서 일부러 투자를 피하는 곳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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