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주역' 오스코텍은 지금]제노스코 뗀 후 자생력 '관건', 6건 물질 중 'OCT-598' 주목⑤자체 연구력 입증 필요, 본임상 진입 전무 '초기물질' 한계…10년 장기 목표 제시
김성아 기자공개 2024-11-27 13:52:20
[편집자주]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는 유한양행이 아닌 ‘오스코텍’이다. 국내 바이오텍의 미국 법인 설립이 활발하지 않을 2000년대 자회사 ‘제노스코’를 설립해 7년 만에 렉라자를 만들었다. 렉라자가 FDA 승인을 받으며 결실을 맺은 지금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노린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더벨은 오스코텍의 현재와 이들이 그리는 미래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회계는 물론 기업가치에 있어서도 한 몸처럼 여겨졌다. 특히 바이오텍의 성장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파이프라인이 제노스코에 몰려있어 제노스코의 가치는 곧 오스코텍의 가치가 됐다.제노스코가 코스닥 상장을 예고하면서 이제 양사는 시장에서 각자 가치를 평가받는다. 오스코텍의 주주들이 제노스코 상장에 반기를 든 것도 이 때문이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없이도 자체적으로 충분한 밸류업의 모멘텀이 있다는 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갑작스레 주주 및 언론 소통을 위해 간담회를 마련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넥스트 ‘렉라자’ 기대주 OCT-598 “항암제 아닌 항내성제”
오스코텍은 언론은 물론 주주들과의 소통도 잘 하지 않는 바이오텍으로 알려진 곳이다. 제노스코라는 막강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따라 은둔하더라도 드러나는 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IR에 잘 나서지도, 언론 인터뷰를 자처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주주들이 제노스코 상장을 두고 거센 반발에 나선 것은 물론 최대주주 김정근 대표의 지위까지 넘볼 상황에 처하자 부랴부랴 소통에 나섰다. '선착순' 참석자 일부만을 대상으로 25일 서울 여의도 FKI센터에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연구개발(R&D)을 이끌고 있는 윤태영 대표가 파이프라인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김 대표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OCT-598과 비공개 후보물질을 짚었다. 제노스코 없어도 충분히 자생력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는 무기였다.
오스코텍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총 9개다. 상용화 파이프라인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제노스코와 함께 개발 중인 △세비도플레닙(SKI-O-703) △덴피본티닙(SKI-G-801)을 제외하면 오스코텍만의 성장동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은 6개다.
가장 밀도 높게 소개한 파이프라인은 면역항암제 OCT-598이다. 2022년 오스코텍이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전 세계 개발 및 허가·상업화 권리를 독점 도입한 물질이다. 윤 대표와 김 대표는 OCT-598 소개에 30분 이상을 할애했다.
OCT-598의 기전은 암세포 사멸이 아닌 암세포 내성 및 전이 저해에 있다. OCT-598이 타깃하는 EP2/4는 암세포가 악성화 과정에서 종양미세환경에 분비되는 PGE2 수용체다. PGE2 수용체는 암세포의 역분화를 촉진해 내성과 전이를 증가시키고 동시에 면역반응을 억제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저해하는 매개체로 잘 알려져 있다. OCT-598은 이러한 PGE2 수용체의 작용을 차단해 종양 악성화에 따른 치료 내성을 극복해 보다 근본적인 암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전임상 데이터도 공개했다. 조병철 연세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암종의 동물모델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특히 재발 억제 측면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데이터에 따르면 비소세표폐암 1차 표준치료법과 OCT-598을 같이 적용했을 경우 표준치료법 단독 적용보다 재발률이 낮다.
오스코텍은 내년 해당 물질의 단독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단독요법에서 효능이 입증되는 대로 렉라자 사례와 같이 기존 항암요법과 병용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OCT-598은 일종의 ‘항내성제’로 다른 항암요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 시너지가 더 높다”고 말했다.
◇단독 개발 물질 이르면 내년 AACR서 공개…10년 내 글로벌 100대 바이오텍 목표
비공개 상태인 4개의 물질도 빠르게 임상 단계에 올려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4월 열리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 ‘ONC1’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현재 4개의 물질 모두 항암제로 개발 중이다. 속도가 빠른 ONC1과 ONC2는 현재 오스코텍이 단독 개발 중이며 ONC3과 ONC4는 지난해 바이오리버트와 공동연구개발계약을 체결한 물질이다.
하지만 본임상 들어간 건이 전무한데다 대부분 초기물질에 그친다. 결국 당장 오스코텍 자체적인 기업가치는 자체개발 주력 파이프라인이자 가장 단계가 앞선 'OCT-598'의 활용법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코텍은 현재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향후 10년간 8건의 기술이전 성과, 5건의 상업화 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노스코와 공동 개발 중인 세비도플레닙은 면역혈소판감소증(ITP) 타깃으로 파트너링을 우선 진행한다.
윤 대표는 “ITP는 이미 치료제가 많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기대보다 작은 규모의 회사들과 이야기 중이지만 우선 SYK 선택적 억제제로서 임상 3상에 진입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라며 “향후 미충족수요가 큰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새로운 파트너링도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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