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조선업 슈퍼사이클 올라탄 세진중공업, 반등구간 진입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 수요 증가, 전년 대비 5~10% 외형 성장 기대
성상우 기자공개 2024-12-02 09:02:3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6: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세진중공업 주가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8월 급락세를 맞으면서 박스권으로 들어섰는데 오랜만에 맞은 반등입니다.
세진중공업 주가는 올해 상반기 역대급 상승장을 맞았습니다. 올해 연초 4000원대에서 6개월만에 1만원대를 돌파한 바 있죠.
급등세가 오래 유지되진 않았습니다. 1만원대까지 오른 주가는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한달새 다시 7000원대로 빠졌죠. 이후 3개월간의 박스권이 이어졌습니다.
11월 들어 다시 급등세로 전환한 주가는 국내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반증으로도 해석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집권한 것도 세진중공업 입장에선 호재입니다. 미국 조선업 밸류체인의 상당 부분을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모처럼 8000원대를 회복한 주가가 어디까지 오를지는 시장 관심사입니다. 글로벌 조선 업황상 또 한번 성장기에 들어설 것이 유력한데다 최대 시장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Industry & Event
세진중공업은 1999년 9월에 설립된 조선기자재 부품 생산 기업입니다. 2015년 11월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죠. 현재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HD현대그룹 산하 주요 계열사들의 외주 물량을 독과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 내 선원들의 주거 공간으로 쓰이는 데크하우스(Deck House)와 LPG 운반선에 탑재되는 LPG 탱크 부문에선 글로벌 1위 기자재 업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내 초대형 조선사들에게 원하는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캐파(CAPA)를 갖췄다는 게 글로벌 조선 기자재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죠.
세진중공업이 갖추고 있는 약 65.4만㎡(20만평)의 야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힙니다. 연간 생산능력은 선실 130척, LPG 탱크 30척, 해양플랜트 1기로 대량생산을 위한 효율적인 블록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죠. 지난해 기준 연간 라인 가동률이 80% 이상인데 확보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시장 관측입니다.
세진중공업의 최근 주가에 더 힘을 보탰던 요인은 고객사 다변화입니다. 그동안 세진중공업의 납품 물량은 대부분이 HD현대그룹향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다른 고객사로도 납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삼성중공업에 대한 LPG 탱크 초도 물량을 납품했죠. 지난달엔 한화오션으로부터 190억 규모 선실 제작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HD현대그룹을 비롯한 국내 조선 3사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세진중공업의 납품 물량도 이에 연동돼 늘어날 것이란 게 시장 관측입니다.
◇Market View
국내 증시에서 최근 주목도가 다시 높아진 조선섹터인 만큼 증권가 보고서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두 달 새 신영증권, DS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잇따라 보고서를 냈습니다.
증권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리는 편입니다. 신영증권은 올해와 내년 매출 가이던스로 각각 3400억원대와 3800억원대를 제시했지만 하나증권은 같은 기간 각각 4100억원대와 4800억원대를 제시했습니다. 증권사별로 연간 최대 1000억원까지 추정치 차이가 발생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전방산업인 조선업이 중장기적으로 상승 사이클로 접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찌됐든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엔 이견이 없는 편입니다.
하나증권은 “고객사를 국내 타 조선사까지 확장하는 과정에서 실적 성장의 업사이드는 열려 있다”면서 “세진중공업의 Q만 준비된다면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세진중공업 재무부문의 키맨은 성하혁 기획조정부문장(상무)을 들 수 있습니다. 1985년생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미등기임원 명단에 등장한 인물이죠. 전사 IR을 담당하는 세진중공업 서울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출생년도 외에 학력이나 기타 경력 등 그에 관한 정보는 사업보고서에 기재돼 있지 않습니다. 세진중공업은 공시된 사업보고서 임원 현황 명단의 주석으로 "미등기임원으로서 5년이상 회사에 계속 재직하여 생략한다"고 기타 정보를 기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연 설명했습니다.
임원 명단에 올라 있는 다른 임원들의 평균 나이대를 고려하면 성 상무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CFO직을 맡은 셈입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임원들의 나이는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1960년대생 이상이기 때문이죠. 1980년대생 임원은 성 상무를 제외하면 오너일가인 윤지원 부사장(1985년생)과 윤지현 부사장(1981년생) 뿐입니다.
더벨은 성 상무와의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닿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세진중공업의 IR 실무 담당자와 통화했습니다.
담당자는 “회사 내부적으론 연매출 기준 전년 대비 5~10%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시장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담당자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물량 가져오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HD현대그룹 측 물량이 주력인 상태에서 매출 다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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