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차기 리더는]은행장 '상업·한일' 교차 선임 관행 이어졌다'상업' 조병규→'한일' 정진완 배턴 터치…임종룡 회장·자추위 정무적 판단 작용
김영은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24-12-02 12:47:0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1: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장이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에 선정되면서 한일·상업은행 출신 은행장 교차 선임 관행이 이어졌다. 한일 출신의 정 후보가 상업 출신 조병규 행장의 배턴을 넘겨 받는다. 교차 선임 관행은 이광구 전 행장 이후 줄곧 지켜지고 있다.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행내 계파 갈등을 고려해 관행을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업 출신 행장을 두번 연속 선임해 한일 측 반발을 산 전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를 겪는 와중에 계파 갈등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1995년 한일은행 입행…상업 출신 조 행장과 좋은 호흡
정 후보가 자추위의 추천을 받으면서 차기 행장 자리는 한일 출신 인사에게 돌아간다. 정 후보는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인물이다. 정 후보가 취임하면 상업, 한일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는 교차 선임 관행이 이어진다. 조 행장은 1992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했다.
앞서 롱리스트 후보 6인방이 상업 출신 3명, 한일 출신 3명으로 구성돼면서 어떤 계파에서 최종 후보가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김범석 부문장, 박장근 그룹장, 조세형 그룹장은 상업 출신이다. 이정수 부사장, 조병열 그룹장과 정 후보는 한일 출신 인사다. 양대 계파와 구성원에게 고루 기회를 부여하는 차원이었다.
자추위가 숏리스트를 극비에 부쳤지만 행내에서는 정 후보가 상업 출신 후보와 마지막 경합을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전통적으로 상업, 한일 후보를 모두 포함한 숏리스트를 꾸려왔다. 최종 후보에 양측 인사가 모두 포함되지 않으면 행장 선임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임 회장 취임 후 진행된 지난해 인선에서만 예외적으로 상업 출신 2명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정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면서 교차 선임 관행이 이어지게 됐다. 과거 상업 출신으로 행장을 맡은 이순우 전 우리금융 회장의 후임으로 같은 상업 출신인 이광구 전 행장이 취임하면서 한일 측의 강한 반발은 산 전례가 있다. 이후에는 손태승 전 회장(한일), 권광석 전 행장(상업), 이원덕 전 행장(한일), 조 행장(상업)이 취임하며 관행이 지켜졌다.
정 후보가 조 행장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는 점도 감안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중소기업그룹장으로 기업금융 영업 강화를 핵심 아젠다로 삼은 조 행장과 1년 반 동안 합을 맞췄다. 조 행장 체제의 핵심 프로젝트인 BIZ프라임센터 신설 등을 정 후보가 뒷받침했다. 한일 출신으로 행장이 되지만 상업 출신을 포용하고 원팀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임종룡 회장, 기존 관행 통한 조직 안정 무게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인사 관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결국 관행 유지로 가닥이 잡혔다. 임 회장은 지난해 취임 후 진행한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에서 관행을 흔들었다. 상업 출신 2인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하며 계파와 관계 없이 자추위 평가를 토대로 행장을 선임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임 회장이 개인의 업적과 역량을 더 중요시하는 인사를 이어왔고 조직 문화 쇄신 의지를 강조한 것도 관행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 회장이 우리은행의 분파적 분위기를 해소하고 기업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행장 인선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였다.
임 회장의 선택은 관행 유지를 통한 조직 안정이었다. 전임 행장 부정 대출 사태를 겪는 와중에 파격적인 인선을 선택하면 계파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했다. 이번 부정 대출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난 배경에 계파 갈등과 반대 계파 비리를 폭로하는 투서 문화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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