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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하나금융]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단기 실적·장기 안정성 다 잡았다'구원투수' 등판 첫 해 보험부문 전략 변경…이익 40%, CSM 90% 증대 성과

강용규 기자공개 2024-12-06 10:48:56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릴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안정을 추구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그룹 내 리더십 지형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계열사에 대해서는 쇄신 성격의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임추위의 평가 기준이 될 계열사 CEO들의 임기 중 성과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KDB생명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결국 기존 보험사업의 내실을 우선 다지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후 하나생명의 대표이사를 남궁원 당시 하나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으로 교체하며 하나생명에 변화를 주문했다.

남궁원 사장은 임기 첫 해 하나생명의 실적 개선세를 진두지휘하며 대표 선임의 이유를 성과로 입증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단순히 숫자상의 성과뿐만 아니라 하나생명의 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개편해 장기적·안정적인 수익 창출의 기반을 닦는 체질개선의 성과를 더욱 높이 평가하는 시선도 나온다.

◇임기 첫 해 업계 평균 웃도는 실적개선…수익구조도 달라졌다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2022년 말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CEO 인사를 통해 내정된 뒤 올 1월 정식으로 임기 2년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당시 임영호 전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2024년 말까지로 1년 남아있었으나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하나생명의 수장을 중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통상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의 대표이사는 2년의 임기를 소화한 뒤 그간의 경영성과에 따라 1년 연임의 여부가 결정된다. 임 전 사장이 단 1년만에 교체된 것을 놓고 보험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2023년 국내 22개 생명보험사들의 순이익 총계는 5조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 증가했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68.4% 급감한 54억원에 그쳤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대표 교체는 남궁 사장이 빠르게 실적 성과를 내는 '구원투수'로서의 과제를 부여받았음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남궁 사장은 실적 과제를 무난하게 풀어내면서 그룹 임추위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올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24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순이익 감소의 기저효과가 있었다고는 해도 같은 기간 생명보험업계의 순이익 개선 폭인 12.6%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업계에서는 하나생명이 이익을 내는 방식에 더욱 시선을 집중한다. 올 1~3분기 하나생명의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보험손익이 224억원, 투자손익이 10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투자손익이 111억원(51.4%)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부문에서 174억원(348%)의 손익 개선이 나타났다.

그간 하나생명의 수익구조는 보험부문 대비 투자부문 의존도가 높았다. 투자부문 손익이 개선되면 전체 순이익도 늘고 투자손익이 악화하면 전체 순이익도 감소하는 모습이 반복돼 왔다. 반면 올들어서는 보험손익의 개선이 투자손익 악화를 커버하는 모습이 일관적으로 나타난다.

(자료=금융통계정보시스템, 하나생명)

◇저축성 대신 보장성 드라이브…CSM 확보 성과도 따라와

그간 하나생명의 보험부문 포트폴리오 전략은 그룹의 은행 계열사 하나은행과 연계한 방카슈랑스를 통해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었다. 반면 남궁 사장은 보장성보험을 더욱 많이 판매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정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자체를 억제한다기보다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영업은 보장성보험에 더욱 무게를 두는 동시에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다른 채널을 통한 보장성보험 판매에 이전보다 더욱 집중하는 것"이라고 남궁 사장의 전략을 설명했다.

작년 하나생명의 개인보험 보험료수입은 총 5944억원으로 이 가운데 2592억원이 보장성보험, 3352억원이 저축성보험에서 나왔다. 올해는 3분기 말 기준으로 개인보험 보험료수입 5180억원 중 4185억원이 보장성보험, 995억원이 저축성보험이다.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44%에서 81%까지 높아졌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보다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에는 불리하지만 보험계약마진(CSM)의 확보에는 더욱 유리하다. CSM은 보험부채 중 향후 기간별 상각을 통해 이익으로 전환되는 부분을 말한다.

즉 남궁 사장의 보험 포트폴리오 전략 수정은 이익을 투자부문에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보험부문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방향으로 하나생명의 성장전략을 재정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궁 사장은 새로운 전략을 하나생명에 신속하게 입히고 이를 통해 실적 성과도 빠르게 도출해 낸 셈이다.

이 전략으로 남궁 사장과 하나생명이 거둔 성과는 당장의 순이익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하나생명의 CSM 잔액은 2023년 말 2768억원에서 올 3분기 말 5222억원으로 89% 급증했다.

이는 하나생명이 장기적인 상각을 통해 안정적으로 보험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더욱 탄탄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궁 사장이 임기 첫 해 하나생명의 단기 실적 과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 안정성까지 잡은 만큼 그를 향한 그룹 차원의 신뢰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생명보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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