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0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여의도에서는 내년이 되면 비상장 바이오텍의 70% 이상이 문을 닫을 거라는 비관적 전망이 서슴지 않고 들려온다. 지금까지 펀딩의 어려움을 '혹한기'라는 표현으로 다소 완곡히 대변했다면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기의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초기 단계 투자에 적극적이던 VC 업계에서도 앵커가 없는 신규 투자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높아진 상장 심사 문턱과 더불어 기존 포트폴리오의 유지 관리조차 어렵다는 판단이 신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이후 바이오 투자 열풍 속 창업한 신약 바이오텍이 특히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들은 연구개발을 위한 버닝레이트를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자체 매출 없이 회사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존 투자자 설득도 하나의 과제다. 시장 전반의 침체와 맞물려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앞선 투자 라운드 대비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기존 투자자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체 매출을 창출하는 헬스케어 기업이나 신약의 기술이전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바이오텍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상장사의 CB(전환사채) 등 메자닌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완화하는 시도에 초점을 맞춘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제약계 '큰 형님'의 성공사례가 하나의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바이오텍 간의 '이어달리기' 전략이다.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바이오텍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물질로 바통을 이어받아 빅파마 얀센에 넘겼고 임상 및 상용화까지 마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협업에 최적화된 신약 플랫폼이 각광받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항체와 페이로드를 결합해 임상물질을 생산하는 ADC(항체약물접합체)가 대표적이다. 일례로 이중항체 ADC를 개발 중인 에이비엘바이오는 링커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인투셀과 손을 잡았다.
여기에 TPD(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결합한 개념 DAC가 주목받으며 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개별 기업이 모든 연구개발 단계를 단독 수행하기보다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해 연계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약 개발은 최소 10년에 걸친 장기 레이스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각자 보유한 역량에 대해 '내 기술'이나 '내 물질'이라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필요에 따라 상호 간 인수 또는 합병까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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