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 재무 건전성 기반 '풋옵션' 침착 대응 전환가 주가 괴리, 투자자 상환 요청 받아줘
정유현 기자공개 2024-12-23 08:19:32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랑풍선이 주가 부침으로 인해 자금 상환 이슈에 직면했다. 2021년 제로금리(0%)로 발행한 메자닌의 남은 물량에 대해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청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할 때마다 CB(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했지만 최근 주가와 전환가액의 괴리가 커지면서 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노랑풍선은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 남아있는 CB 물량이 많지 않고 지난 7월 CB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충분히 확충해둔 상태다. 오히려 풋옵션 대응을 계기로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 건전성을 더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1회차 CB 남은 물량 44억 중 29억 풋옵션 청구, 재무 체력 '이상 무'
노랑풍선에 따르면 1회차 CB(총 100억원)의 남은 물량 중 29억원 규모의 사채에 대해 8회차 조기상환청구(풋옵션)이 행사됐다. 남은 사채는 15억원 규모다. 향후 주가 부진이 지속될 경우 9회차 (조기상환일 2025년 3월 12일)에 남은 사채를 취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풋옵션 대응은 보유 자금을 활용했다. 9월 말 별도 기준 노랑풍선의 현금성 자산은 340억원 규모다. 187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포함하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은 500억원대로 계산된다. 추가 조달 없이 풋옵션 대응이 즉각 가능한 상태다. 이번에 CB를 상환하면서 부채 부담이 소폭 경감될 것으로 분석된다.
노랑풍선은 2019년 코스닥에 상장한 후 2년 후인 2021년 3월 1회차 CB와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총 2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번에 풋옵션이 청구된 메자닌은 1회차 CB로 발행 1년 후인 2022년 3월부터 전환청구가 개시됐다.
표면과 쿠폰 모두 0%로 발행된 사채인 만큼 투자자들은 이자 수익보다는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에 방점을 뒀다. 이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시기마다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CB를 인수했던 일부 운용사는 만족스러운 수익률로 노랑풍선 엑시트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주요 임원들도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를 통해 CB를 확보했다. 나머지 44억원 규모 물량은 주가 추가 상승을 기다리며 전략을 짰던 일부 투자자들의 물량이었다. 지난해부터 노랑풍선이 사업 성장을 통해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드는 작업을 지속했고 투자자들도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신뢰를 보냈다.
특히 지난 7월 노랑풍선은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변동성이 높은 여행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1회차 CB의 조기 상환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출자자(LP)를 모집하는 방식을 택하며 주목받았다. 풋옵션 개시일을 36개월(3년)후로 설정하는 등 발행사인 노랑풍선에 우호적인 조건으로 발행이 이뤄졌다. 다만 CB 발행 이후 주가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7월 22일 종가 기준 6500원으로 하락한 이후 약세가 지속되면서 현재는 4000원대 박스권에 갇혔다.
이 과정에서 1회차 CB의 전환가가 9월 12일 기준 최저한도인 5745원까지 낮아졌다. 리픽싱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경우 오히려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하락세를 탄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풋옵션 행사를 통해 일단 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량(15억 규모 CB)을 남겨놓은 것은 향후 주가 반등에 베팅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2025년 경영 전략 수립, 상품 기능 강화·해외 점유율 확대 시동
노랑풍선은 최근 중국의 무비자 기간 확대, 연말 특수 등 호재에 따라 주가가 반등했다. 다만 12월 3일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여행주 전체가 영향을 받으며 주가에 힘이 빠진 상태다. 세계 각국이 한국 여행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외빈 방한 일정 등이 취소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탄핵이 가결됐지만 아직까지 여행주는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노랑풍선은 최근 2025년 경영전략을 수립하면서 신발 끈을 고쳐맸다. 2024년의 경우 상반기 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8월 블랙 먼데이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 따라 여행 시장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만큼 회복되지 않았다. 악재 속에서도 노랑풍선은 상품 기능 강화와 해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다.
테마 사업부 신설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TOP-PICK(톱픽)을 론칭했다. 일본 법인 설립과 방콕 연락 사무소를 개소했다. 내년은 일본과 방콕 두 거점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고객 커버리지도 확대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기존에는 중장년층이 주력 고객층이었다면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MZ 세대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공휴일이 많은 2025년을 본격적인 성장을 이룩하는 해로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상품 다양화 및 지역 기반 전략을 강화하고, 시장 회복에 맞춰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노랑풍선 측은 "자기 자금을 활용해 풋옵션을 대응해도 재무 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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