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정정 요구 피아이이-FI, 밸류 의견차 '심화'"더 낮추겠다" vs "현재 수준 고수" 상장 로드맵 '먹구름'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26 08:10:17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아이이의 상장 밸류에이션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메가스팩 합병을 추진하던 당시와 비교해 몸값 눈높이를 낮췄지만 금융 당국으로부터 이례적인 정정 공시 요청을 받았다. 여전히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밸류 범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피아이이는 몸값을 더 낮추더라도 상장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무적투자자(FI)는 현재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몸값 수준으로 공모 완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선도 상존한다.
◇금감원 '이례적' 정정 공시 요청…도마 위 오른 피아이이 '몸값'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은 피아이이에 정정된 버전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통상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중요사항이 누락됐을 때 공시를 통해 정정 신고서를 요청한다. 올해 이엔셀, HEM파마, 쓰리빌리언 등 바이오사들만 주로 겪은 흔치 않은 이벤트이기도 하다.
피아이이가 이례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된 배경으로는 몸값이 꼽힌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6800~7600원으로 상장 시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2743억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밸류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요즘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 이 정도 규모의 몸값이 통하긴 쉽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피아이이로서는 당국의 반응이 유감스럽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스팩25호와 합병을 추진하던 당시와 비교해 멀티플 눈높이를 큰 폭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연초 회사에 매겨진 합병가액(6733원) 기준 주가수익배율(PER)은 39배에 육박했다. 그러나 직상장을 추진하면서 PER은 28.93배로 조정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몸값이 발목에 잡히면서 메가스팩 합병 당시부터 따라다니던 '고평가'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스팩 합병 이후 상장 밸류를 4888억원으로 잡았던 것이 시작이었다. 추정 실적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면서 몸값을 5번이나 낮췄지만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피아이이는 몸값을 더 낮춰서라도 상장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팩 합병 상장에 나설 때도 피아이이의 태도는 완고했다. 이미 5번이나 상장 밸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추가로 몸값을 더 낮춰도 무방하다는 입장이었다.

◇FI와 밸류 의견차 '심화'…상장 로드맵 '먹구름'
문제는 피아이이에 투자했던 FI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금융 당국의 우려를 덜기 위해 덩치를 줄이고자 하는 피아이이와 달리 FI들은 현재 수준의 몸값 사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권한도 상당해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아이이는 2022년 1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 솔리크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았다. 당시 전환가격은 123만7624원이지만 이후 액면분할과 무상증자가 진행돼 8000원대로 조정됐다. 피아이이의 적용 주식수가 3609만3000주임을 고려하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2000억원대 몸값은 돼야 수용 가능하다.
물론 양측의 이해관계가 지금 시점에서 충돌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연초에도 FI는 투자 수익률을 고려, 4000억원대 몸값을 불렀다. IB 업계 관계자는 "피아이이는 굳이 그 정도 레벨의 몸값까지 갈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FI는 투자 단가 이하로 밸류가 내려가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회사와 FI 간 불협화음이 단기간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드러낸다. 회사 입장에서도 FI의 요구를 가볍게만 볼 순 없다. FI는 올해 7월 1일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발동할 수 있는 조건으로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가 2023년 거둔 순이익(55억원)의 3배 규모의 돈이 단번에 유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향후 상장 로드맵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FI의 뜻을 따르자니 시장 환경 상 상장까지의 험로가 예상되고, 상장 밸류를 낮추자니 FI의 반대에 부닥쳐 진퇴양난의 형국에 놓였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도 "FI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나 기관들이 2700억원대 시가총액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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